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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국 재판서 드러난 검찰의 왜곡…진술로만 쌓아올린 탑은 모래성조국 재판장 "검사와 특감반 다르다" 첫 재판서 검찰 면박
대통령령 특감반 조문 '엄격하게 역할 제한'… '수사권 없는 단순 조사기능'에 국한
  • 남기창 기자
  • 승인 2020.05.1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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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 등 12개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첫 공판이 지난 8일 시작됐다.

이날 재판은 조 전 장관이 직접 법정에서 소명을 해야 하는 첫 공판이라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특히 윤석열 검찰이 조 전 장관을 기소한 것 자체가 과잉이라는 비판 속에서 열린 이날 첫 공판에선 검찰의 왜곡에 이은 혐의 과장과 억지 주장까지 범벅된 기소권 남용 사례가 드러났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서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이날 조 전 장관 변호인은 증인으로 나선 이인걸 전 청와대 특감반장을 사실관계를 짚어가며 몰아세워 검찰 측 신문내용을 거의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 전 특검반장은 민정수석에게 보고된 이후 박형철 당시 반부패비서관이 "유재수가 사표를 낸다고 하니 이 정도로 정리를 하라. 위에서 이야기가 됐다"는 말을 한 뒤 감찰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호인 반대 신문에서는 "감찰 종료는 민정수석의 권한"이며 "'감찰 종료' '중단'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실토하고 말았다.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조 전 장관 측은 특감반의 '권한'과 감찰 절차에 관한 질문을 주로 했다.

변호인은 "특감반원이 만든 첩보 보고서에 대해 특감반장은 채택 여부를 결정할 권한만 있고 처리 권한은 민정수석에게 있지 않느냐"거나 "민정수석이 최종 처분을 할 때 (특감반 의견 중) 하나를 선택할 의무는 없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전 특감반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또 법령상 특감반의 업무는 첩보 수집과 사실관계 확인에 국한되고, 업무 절차에 대한 명문화된 지침이나 규정이 없다는 점도 질문을 통해 부각했다.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감찰권 행사를 자제하고, 적법절차를 준수하라고 강조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특감반에는 강제수사 권한이 없어 유 전 국장에 대해 추가로 조사를 진행할 수 없던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결정권을 행사한 것이 특감반의 '권리 행사'를 방해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날 재판에선 사건의 재판장인 서울중앙지법 김미리 부장판사가 검찰에 직접 반박을 하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감찰 무마 수사의 실무 책임자였던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에게 재판 중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그것과는 다르다"고 말하며 이견을 드러냈다. 

그간 줄곧 검찰편에 서서 조 전 장관에게 불리한 보도를 쏟아내던 '중앙일보'마저 11일자 보도에서 <재판장이 공판 검사에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고 제목까지 뽑아냈다.

아래 중앙일보 보도 내용을 보면 조국 전 장관 첫 재판에서 검찰이 진술에만 의존해 쌓아올린 '감찰무마'란 혐의 전체가 사실상 무너진 공든 탑이 되고 만 셈이다.

/중앙일보 11일자 보도 캡쳐

심지어 재판장이 핵심 쟁점에서 변호인 측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검찰은 답답해했다고 한다.

재판장의 반박에 이 부장검사는 "대통령비서실 직제(대통령령) 7조 2항을 보고 판단하시라"고 재반박했다. 

이 말을 들은 김 부장판사는 다소 황당하다는 듯 웃으며 "판단이 필요하면 공부를 하겠다"고 답했다.

검찰은 이 조문에서 '수사 필요 판단'의 주체가 '특감반 스스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의 감찰반 설치근거 마련 발표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 특감반 규정을 처음 신설한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이 해당 규정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직접 '특감반의 월권과 권한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검찰이 조국 전 장관에게 씌운 혐의가 특감반의 취지를 무시한 말도 안되는 억지 혐의라는 게 드러난다.

특감반은 대통령령에 의해 엄격하게 역할이 제한돼 있고 '수사권 없는 단순 조사기능'에 국한되기 때문에 조사의 범위가 크게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강제 수사권이 있는 경찰이나 검찰과는 크게 다르다. 이런 이유로 유재수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조사된 기초 사실관계 정도만을 가지고 결론을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조국 전 장관이 민정수석 당시 감찰을 '중단'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유재수의 추가 범죄 의혹 등에 대해 왜 '더' 조사하지 않았느냐며 기소했다는 얘기다.

조사권이 없는 청와대 감찰에 의해 밝히지 못했던 유재수 개인 비리에 대해선 이후 검찰이 특감반 조사와 별개로 검찰이 추가 수사로 밝혀낸 혐의들이다. 

억지 해석과 기소에 이어 법정에서의 억지 주장까지 그간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도 드러나듯 검찰의 진술로만 쌓아올린 공든탑이 재판이 진행될수록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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