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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변호인 "기울어진 운동장, 공평한 운동장으로 바꿔야"새 재판부 "보석여부 신속히 결정"
  • 이현석 기자
  • 승인 2020.03.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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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교수가 지난해 10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보석 여부에 대해 새 재판부가 최대한 신속하게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 교수의 제5차 공판이 1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권성수·김선희) 심리로 열렸다.

당초 이 재판은 지난달 2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이날로 연기됐다. 재판부가 변경된 후 열린 첫 재판인 셈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향후 증인신문 절차와 심리 계획에 대한 논의와 함께 정 교수에 대한 보석심리가 본격 진행됐다.

정 교수는 '보석심문과 관련해 할 말이 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재판부가 바뀌고 코로나 때문에 재판이 연기되는 사이에 (입시비리 혐의와 관련된) 참고인들 진술 등을 일부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수라고 하는 사람들까지도 10년도 더 된, 지난 2007년과 2008년, 2009년 등 대학입시비리가 중점적으로 있었던 3년에 대한 기억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심지어 서울대는 함께 참여한 아이도 검찰이 제시하고 있는 증거자료와 반대되는 기억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내일 모레 60세인 힘든 상황에서 기소내용을 보고 조서를 보면 제 기억과 다른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그것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면서 "사모펀드 등 다른 사건들은 상당히 가까운 시간에 일어난 사건이라 증거를 찾고 입증하는 것이 피고나 검찰 측에서 쉬울 수 있지만, 저는 13년 전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정 교수는 "(재판부가) 배려를 해주신다면 과거 자료를 좀 보고 싶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허락해주신다면 모든 보석조건을 다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거듭 호소했다. 

앞서 정 교수측 변호인과 검찰 측은 보석 허가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김칠준 변호사는 형사소송법에서 보장하는 '필요적 보석'과 관련, 피고인의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와 피고인 방어권 보장의 가치 중에 후자를 크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영장 발부 당시만 해도 입시비리 '스펙 부풀리기'였고 사모펀드는 대단한 경제적 비리처럼 보여져 발부됐다"면서 "사모펀드는 (전 재판부에서) 상당부분 서증조사까지 이뤄졌는데 법률적으로 검찰의 기소에 문제가 있다는 건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입시비리에서 구속 사유가 됐던 '스펙 불리기'는 사회적 판단을 떠나 법적으로 과연 처단할 불법행위인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100여 차례의 압수수색과 지난 15년간의 사생활 관련 내용, 폐쇄회로 TV 내용을 검찰이 전부 갖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느 것을 어떻게 숨기겠냐"며 증거인멸 우려의 가능성도 없음을 강조했다.

이어 "방어권 차원에서 오히려 당사자가 모든 기록을 보고 기억에서 지워졌던 자료를 복원해 검찰이 왜곡된 내용을 이야기하는지 따져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피고인과 이미징 파일을 열어보면서 유리한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데 변호인 접견조차 어렵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공평한 운동장으로 바꾸는 것은 '보석에 의한 재판' 뿐이다. 이 사건과 피고인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보석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검찰은 중형이 선고돼야 하는 만큼 보석은 불허돼야 한다면서 보석조건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보석 심문 절차를 마치고 "검찰과 피고인, 변호인의 진술을 종합해 가급적 신속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검찰과 언론이 만든 프레임에 재판부가 좌우돼선 안돼

앞서 진행된 공판에서 이미 사모펀드 관련 혐의들은 검찰이 주장하고 있는 공소사실 등이 정교수의 무고함을 어느 정도 밝혀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시 관련 혐의들 역시 구속할 정도의 중대한 혐의가 아니라는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둘러싸고 해프닝에 가까운 상황도 펼쳐졌다.

한 마디로 검찰의 기소 자체가 엉터리였다는 정황들이 드러난 상황이다.

또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접적인 혐의인 증거인멸교사, 증거위조교사 등에 대해서도 지난 공판에서 변호인측이 사실과 크게 다름을 충분히 해명한 바 있다.

법조계에선 재판부가 고민할 판단은 보석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당초 구속영장 발부의 적절성을 따져봐야 할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새로 바뀐 재판부가 검찰발 언론 기사로 만들어진 '조국=정경심=가족사기단'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여론의 눈치를 살피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날 재판에서도 정 교수와 변호인 측은 이런 점에 대해 항변했고 검찰의 반대 논리는 합리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편 재판부는 입시비리 혐의와 사모펀드 비리 혐의 중에 어떤 것을 먼저 마칠지 따지지 않고 검찰과 변호인이 신청하는 증인 순서에 따라 중요도를 판단해 진행하겠다고 정리했다. 

당초 검찰은 입시비리에 대한 증인신문 등 절차를 마치고 사모펀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재판부는 사문서위조 혐의로 추가 기소된 건과 사모펀드 불법투자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 교수 관련 사건을 병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조국 전 장관 사건과 병합할지 여부는 나중에 결정하기로 했다.

앞선 재판부 심리로 재판이 벌어질 때마다 설전을 벌이곤 했던 검찰과 변호인은 이날도 팽팽한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정 교수의 변호인은 "종전 재판에서 검사들이 과도하게 반응해서 법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행위를 하기도 했다"며 "형사소송법이 정하는 절차와 상관없이 재판부의 결정이나 진행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앞선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을 불허한 이후 검찰이 재판부의 소송 지휘에 순응하지 않으며 강력히 이의를 표시한 일을 꼬집은 것이다.

이에 검찰은 "당시 재판 절차 진행에 하자가 있어 법률 규정에 따라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며 "적법한 재판 진행에 대해서는 이의제기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늘 이후로 지나간 공판 절차에서 서로 잘못된 변론을 했다고 지적하는 일은 삼가 달라"고 밝혔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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