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17.10.17/뉴스1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2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서청원 의원 사이에 오간 얘기는 '항소심에서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진술을 번복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서울고검·중앙지검 국정감사에서 "홍 대표와 서 의원 사이의 통화에 관한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최근에 나온 서청원 의원의 말에 따르면 1심 유죄 판결 선고 후에 홍 대표가 직접 전화를 했다고 말하고 있다"며 "협조 요청의 내용을 아느냐"고 질의했다. 

조은석 서울고검장이 "언론을 통해서만 접하고 있다"고 답변하자, 이 의원은 "당시 서청원 의원과 홍준표 대표 사이에 오간 얘기는 '항소심에 가서 윤승모가 진술을 번복하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단순 협조 요청이 아니라 '번복하게 해달라'라고 명확하게 말했다"고 주장했다.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은 서청원 의원의 측근으로 서 의원의 자서전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홍 대표가 서 의원을 통해 '중요 증인' 진술의 번복을 요구한 셈이 된다. 서 의원은 현재까지 당시 통화 내용을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다. 

'성완종 리스트'에 올랐던 홍 대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는 유죄,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핵심 증인인 윤 전 부사장이 1심에서 "회장의 지시를 받고 홍 대표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지만 2심에서 진술을 번복한 영향이 크다. 

이용주 의원의 주장은 앞서 홍준표 대표가 밝힌 해명과 배치된다. 홍 대표는 지난 22일 "2015년 4월18일 서 의원에게 전화했다"며 "'윤모씨는 서 대표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고 했다.  또 "그 이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통화한 일이 단 한번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의원에 따르면 홍 대표는 1심 판결 후에 서청원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윤 전 부사장의 증언을 번복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1심이 시작되기 전인 "2015년 4월18일 이후 만난 일이나 통화한 일이 단 한번도 없다"는 발언 역시 거짓이 되는 셈이다. 

이 의원은 "서 의원을 조사해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당시의 통화 내용과 객관적인 녹취록 자료가 있는지 확인해야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은 지난 2015년 4월 검찰 수사 중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가 발단이 됐다. 성 전 회장의 메모에 "유정복 3억, 홍문종 2억, 홍준표 1억, 부산시장 2억"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 

성 전 회장은 목숨을 끊기 직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홍준표를 잘 안다"며 "윤승모를 통해서 그 친구한테 1억원을 전달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의원의 발언은 홍 대표와 서 의원의 '폭로전'에서 등장한 '협조 요청' 통화와 관련된 기록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파장이 예상된다. 그는 "우리 당이 확보하고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데 왜 검찰은 확보하지 못하느냐"며 질책하기도 했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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