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핵심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리위원회의 출당조치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과 나라를 위해 홍준표 대표 체제는 종식돼야 한다"며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해 '탈당 권유' 징계를 내렸고, 그 직후 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불복 의사를 밝히면서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2017.10.22/뉴스1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 간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이미 보수정당의 대표를 한번씩은 지냈던 거물 정치인들의 갈등이 녹취록 등 진흙탕 폭로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탈당권유' 처분을 받은 서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관련 사건 검찰수사 과정에서 홍 대표가 나에게 협조를 요청한 일이 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누구보다 홍 대표 본인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홍 대표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대법원의 최종심을 기다리는 처지다. 그런 상황 자체가 야당 대표로서 결격 사유"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대선 후보, 대표로서 뿐 아니라 일반 당원으로서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며 "이제 새로운 희망을 위해 홍 대표 체제를 허무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

홍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홍 대표는 서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다른 친박들 살리려고 박근혜 정권이 사건을 만들어 1년 6개월 동안 고통을 받았던 소위 '성완종 리스트'의 최대 피해자"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 사건 수사 당시인 2015년 4월 18일 서 의원에게 전화해 '내게 돈을 줬다는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회장은 서 의원 사람 아니냐? 그런데 왜 나를 물고 들어가느냐? 자제시켜라'고 요청한 일이 있다"며 "그 이후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서 의원과 만난 일이나 통화한 일이 단 한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홍 대표는 "그 후 서 의원 측근들이 찾아와 그를 출당시키면 (통화 사실을) 폭로할듯이 협박하고, '통화 녹취록이 있다. 검찰총장, 대법원장에게 진정서를 제출해 매장시키겠다'고 했다"며 "협박만 하지 말고 녹취록이 있다면 공개해서 내가 회유를 했는지, 아니면 거짓 증언 하지 말라고 요구했는지 판단을 한번 받아보자"고 밝혔다.

홍 대표는 "거액의 정치자금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있을 때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요구해 감형시켜 석방시켜주고 사면해준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나에게 적반하장으로 달려드는 것은 무슨 앙심이 남아서인지 참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가 거론한 것은 2010년 광복절 특사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18대 총선에서 공천헌금을 수수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서 의원은 특별사면 됐다. 홍 대표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홍 대표는 "불법자금은 먹어본 사람이 늘 먹는다. 나는 보수재건의 열망으로 당원과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출된 제1야당의 대표"라며 "노욕에 노추로 비난받지 말고 노정객답게 의연하게 책임지고 당을 떠나라"고 밝혔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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