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자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원외지역위원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당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2017.8.16/뉴스1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두달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를 주도하며 여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당내 반발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통합에 반대하는 이상돈 의원은 23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감이 끝나게 되면 아마 상당한 의원들에게서 '안철수 체제'로 갈 수 없다'는 목소리가 분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안철수 체제를 청산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자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멀쩡한 당이 분란에 빠졌는데 그 책임은 무엇보다 안 대표와 그 주변 인사"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소속 의원 40명 중 30명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한다는 보도에 대해 "조건을 다는 식으로 말한 분들이 찬성으로 분류돼 있다"며 "찬성이 10명밖에 안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남 목포를 지역구로 둔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 또한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제 생각을 들킨 기분"이라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제가 정치하는 이유는 이 세가지 목표"라며 민주세력 집권, 햇볕정책 계승, 호남차별 철폐를 거론했다. 박 전 대표는 "여기에서 만약 하나라도 일탈하면 제가 움직이는 것에는 굉장히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저뿐만 아니라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저와 함께 생각하고 있다. 당장 천정배·정동영·최경환·유승엽 의원이 그러한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고 전했다.

햇볕정책과 호남 지역주의 포기를 통합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호남 중진들과 함께 탈당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초 통합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배숙 의원 역시 cp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찬성했다는 것은 잘못된 보도"라고 정정했다. 조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인터뷰에서 개혁보수 중심의 통합을 강조했다"며 "우리 당이 포기할 수 없는 가치를 버리고 통합하자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도를 넘은 요구"라고 말했다.

호남 중진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원외 지역위원장 일괄사퇴'를 두고서도 내홍이 격해지고 있다. 

김태일 제2창당위원회 공동위원장은 15일 "시도당위원장과 지역위원장은 제2창당에 즈음해 재신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괄사퇴를 제안했다. 안 대표 또한 "스스로를 넘어서야 근본적인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혁신안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원외 지역위원장 195명 가운데 120명만이 사퇴에 동의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구심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22일 지역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다른 당과 통합하려고 하면 지역조직을 다 임명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상식"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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