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퇴임식.<사진=대법원>

(서울=포커스데일리)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항소심 판결 담당 재판부의 동향을 문의하고, 법원행정처가 담당재판부의 의중을 파악하거나 파악해 알려주려 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22일 법원 추가조사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법원행정처 기획제1심의관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엔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판결 선고 관련 각계 동향'이라는 문건이 발견됐다. 해당 문건은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위반 및 국정원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다음 날인 2015년 2월10일 작성됐다. 

추가조사위는 "항소심 판결 선고 이전에는 외부기관(BH·청와대)의 문의에 대해 우회적·간접적으로 항소심 담당 재판부의 동향을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을 알렸고, 항소심 판결 선고 이후에는 외부기관의 희망에 대해 사법부의 입장을 외부기관에 상세히 설명했다는 내용의 기재가 있다"고 밝혔다. 

추가조사위는 "피고인 원세훈에 대한 항소심 판결 선고 전후에 걸쳐서 특정 외부기관(BH), 여야 각 당, 언론, 법원 내부의 동향과 반응을 파악해 정리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한 것"이라며 "해당 사건의 항소심 판결 선고 이전에 담당 재판부의 동향을 파악한 경위와 내용, 파견 선고 이후에 외부의 여론 동향과 더불어 법원 내외부의 인터넷 공간에서 판사들이 위 판결의 평가 내지 감상을 게시한 글과 댓글의 내용이 기재됐다"고 밝혔다. 

추가조사위는 "이는 사법행정권이 재판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거나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있고,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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