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용태 의원(좌), 이은권 의원(우)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이 정국을 뒤 흔들 정도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 사안보다 부풀려져 정쟁화 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자유한국당은 서울교통공사 임직원들의 친인척들이 무기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까지 합세해 비리를 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3월 1일 무기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1285명 중 108명은 기존 임직원들의 친인척들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게 다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사무총장은 "친인척 채용을 밝히기 위해 전수조사를 요청했는데, 서울교통공사 민주노총 지회의 조직적인 반대와 서울시의 비호와 묵인으로 인해 실제 조사에 응한 사람은 전체의 11.2%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1.2%만 조사에 응했는데도, 108명이 친인척으로 밝혀졌다"면서 "만약 100% 다 조사했다면 1080명, 대략 전체 채용인원 1285명의 87%가 친인척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서울교통공사에 친인척이 있는지 묻는 조사에 공사 임직원 전체의 11.2%만 응답했고, 이 중 108명이 친인척으로 드러났다는 얘기다. 

이 주장대로라면 서울교통공사가 무려 90%에 가까운 친인척을 특혜 채용했다는 의심과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김용태 사무총장의 폭로와 <중앙일보>의 보도에 대해, 서울교통공사는 즉각적으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전수조사에 응한 사람은 전체의 11.2%에 불과하다'는 김 총장의 주장에, 서울교통공사 측은 "지난 3월 인력관리 차원에서 1만 7084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친인척 재직 현황 조사'를 했고, 1만 7054명(99.8%)이 참여했다"며 "이 가운데 가족이나 친인척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11.2%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중 (정규직 전환자 1285명의)8.4%인 108명이 본래 직원과 친인척 관계라고 응답했다"며 "108명은 전체 1만7054명에 비하면 작은 규모고, 87%가 친인척이라는 추론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응답률이 11.2%에 그친 게 아니라, 전체 직원 가운데 친인척이 있다고 응답한 직원이 11.2%란 주장으로, 즉 전수조사를 실시했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이 같은 반박에 김용태 사무총장의 재반박이 이어졌다.

김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교통공사는 전수조사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저희 당 관계자가 교통공사 관계자와 통화할 때 '1만 5000명 가운데 응답한 사람은 11.2%'라고 했다"며 녹취록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만약 서울교통공사가 전수조사를 했다면 전체 직원 1만 7000여명 중 친인척·가족이 몇 명인지 전수조사 한 자료를 공개하라"면서 "더 중요한 것은 해명 자제가 완전 거짓이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24일 신청사 2층 브리핑룸에서 '서울교통공사 의혹에 관한 서울시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8.10.24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이에 대해 24일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신청사 2층 브리핑룸에서 '서울교통공사 의혹에 관한 서울시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대부분 명확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이른바 숫자 논란의 실체에 대해서도 거듭 해명에 나섰다.

한국당 의원실 보좌관이 '공사가 실시한 직원 친인척 조사결과의 응답률은?'이라고 질문한 데 대해 공사 직원의 답변은 '전 직원 중 11.2%가 친인척'으로 응답했다는 것.

즉 국회의원 보좌관이 10월 15일 공사에 전화로 문의했을 당시 공사 직원이 답변한 사항으로 보좌관 측은 공사 직원 답변을 응답률로 오해한 결과, 전 직원 중 11.2%인 1680만 응답한 것으로 이해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녹취록과 국감장에서 한국당 이은권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도 차이가 발견됐다.

국감장(좌) 및 언론공개 녹취록(우) 비교

<포커스데일리> 확인 결과 이 의원실이 유민봉 의원실로부터 협조 받아 공개한 녹취록 PPT자료에는 1만5000명 중에 몇 분이나 '그거'에 응답을 하신거에요"라고 질문한 후 이어진 공사 직원과의 대화는 "11.2%가 '등록'을 했고 방식은 자발적으로 등록을 권장한 것에 불과하군요"라며 대화가 마무리 됐다.

즉 해당 녹취록에서는 11.2%가 친인척으로 등록됐다는 점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당의 김용태 사무총장과 이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차이가 발견된 셈이다. 이는 두 가지 녹취록 중 하나가 조작됐다는 셈이다.

하지만 녹취 당사자인 유민봉 의원실은 <포커스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사 직원의 답변은 응답률 11.2%라고 한 게 분명하다"면서 "왜 서울시나 서울교통공사 측이 이 문제를 반복해서 제기하는 모르겠다"고 조작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이어 "다음주 국정감사 종합 감사 시 해당 녹취 원본을 공개하면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답률이 11.2%냐 친인척으로 등록된 숫자가 전체 조사자 중 11.2%냐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애초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 건이 문제가 되며 한국당이 줄 곳 공격의 빌미로 사용된 논리가 언론들에 보도되며 마치 교통공사가 의혹을 은폐 축소하기 위해 급급했다는 논란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 논란은 결국 양 측의 진실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다음 주 월요일 국회 종합 국감장에서 공개되는 녹취 원본과 추가 자료들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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