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행안위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이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에게 질의하고 있다/국회티비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2018년 국정감사가 29일 마무리됐다. 

국감 시작부터 대치국면을 형성했던 여야는 이날도 곳곳에서 난타전을 벌이는 등 강대강 충돌을 이어갔다.

국회는 이날 13개 상임위원회에서 종합감사를 실시했는데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 국감에선 고용세습 및 채용 비리 의혹 문제가 재차 부상했다. 

고용세습 의혹을 처음 제기했던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행안위 종합감사에서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서울교통공사가 응답률이 99.8%라고 발표한 직원 친인척 조사가 허구라고 지적하면서 추궁했다.

하지만 이날 유 의원 측이 증인으로 신청했던 교통공사 직원은 유 의원 측이 공개했던 전화 녹취록에 대해 "문제가 됐던 11.2%는 전체 응답률이 아닌 응답자 중 사내 가족자의 응답 비율"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에 유 의원이 "의원실 보좌관이 맥락 상 1만5000명 중 '그거'에 대해 물었을 때 전체 응답률로 해석할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해당 직원은 "11.2%는 의원실과 통화 직전에 산출했던 수치라 정확히 기억한다"며 "분명히 사내 가족 재직자 비율"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그러면서 "의원실 측 질문 자체가 주어가 없었기 때문에 (서로)해석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유민봉 의원은 당초 예고했던 해당 음성 녹취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고 의원실과 한 역사의 사무관리직 직원과의 녹취만을 공개했다. 

다만 유 의원은 "서울교통공사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고 밝힌 전수조사 응답률 99.8%는 허위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전수조사 기간인 올해 3월 16~26일까지 휴가자와 휴직자가 총 255명에 달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응답률이 11.2%냐 친인척으로 등록된 숫자가 전체 조사자 중 11.2%냐는 커다란 의미가 있다.

애초 서울교통공사의 친인척 채용 건이 문제가 되며 한국당이 줄 곳 공격의 빌미로 사용된 논리가 언론들에 보도되며 마치 교통공사가 의혹을 은폐 축소하기 위해 급급했다는 논란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4일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신청사 2층 브리핑룸에서 '서울교통공사 의혹에 관한 서울시 입장'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응답률 숫자 논란의 실체에 대해서도 거듭 해명에 나섰다.

한국당 의원실 보좌관이 '공사가 실시한 직원 친인척 조사결과의 응답률은?'이라고 질문한 데 대해 공사 직원의 답변은 '전 직원 중 11.2%가 친인척'으로 응답했다는 것.

즉 국회의원 보좌관이 10월 15일 공사에 전화로 문의했을 당시 공사 직원이 답변한 사항으로 보좌관 측은 공사 직원 답변을 응답률로 오해한 결과, 전 직원 중 11.2%인 1680만 응답한 것으로 이해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문제는 <포커스데일리>가 지난 24일 보도한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녹취록과 국감장에서 한국당 이은권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도 차이가 발견됐다.

한국당 이은권 의원이 국감장에서 공개한 녹취록(좌) 및 언론공개 녹취록(우) 비교

<포커스데일리> 확인 결과 이 의원실이 유민봉 의원실로부터 협조 받아 공개한 녹취록 PPT자료에는 1만5000명 중에 몇 분이나 '그거'에 응답을 하신거에요"라고 질문한 후 이어진 공사 직원과의 대화는 "11.2%가 '등록'을 했고 방식은 자발적으로 등록을 권장한 것에 불과하군요"라며 대화가 마무리 됐다.

즉 해당 녹취록에서는 11.2%가 친인척으로 등록됐다는 점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같은 당의 김용태 사무총장과 이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차이가 발견된 셈이다. 이는 두 가지 녹취록 중 하나가 조작됐다는 셈이다.

하지만 녹취 당사자인 유민봉 의원실은 지난 24일 <포커스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사 직원의 답변은 응답률 11.2%라고 한 게 분명하다"면서 "왜 서울시나 서울교통공사 측이 이 문제를 반복해서 제기하는 모르겠다"고 조작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이어 "다음 주 국정감사 종합 감사 시 해당 녹취 원본을 공개하면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해당 녹취록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서울시는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의혹을 제기한 언론과 정치인들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을 보도한 지면과 인터넷판 각 4건에 대해 오늘 언론중재위에 정정 및 반론보도 그리고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법률 검토가 끝나는 대로 고소 등 법적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허위사실의 발표나 보도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드린 바대로 책임을 엄정하게 묻겠다"고 덧붙였다.

윤 부시장은 "채용비리로 밝혀진 사실은 없고, 정치권과 언론이 허위사실을 과대포장하거나 침소봉대한 것만 나돌아다니면서 국민의 판단을 호도하고 을과 을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을 뿐"이라며 "정치권과 언론의 허위사실 발표와 보도가 세상을 시끄럽게 하는 '쥐 한 마리'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모 정치인이 서울교통공사의 인사참고용 조사에서 친인척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을 전체 응답률로 잘못 해석해 기자회견을 했다"면서 "이 같은 잘못된 기자회견으로 일반직 전환자의 87%가 친인척으로 채워졌다는 의구심을 유발했고, 결국 고용세습으로 몰고 가서 청년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허위주장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윤 부시장에 따르면 문제의 발단은 공사가 3월 내부 인사관리용으로 조사한 '가족 재직 현황' 조사이다.

공사 전 직원 1만7084명 중 99.8%(1만7045명)가 응한 설문에서 사내 친인척이 있다고 응답한 직원 비율이 11.2%(191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사실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개되자 "가족 비율이 이례적으로 높다"는 지적 속에 여러 의혹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직원 중 가족의 비율이 높다고 채용비리는 아니며 밝혀진 비리가 없다"고 맞서며 23일 감사원에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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