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당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 21일 심재철 의원실을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무단 열람 및 유출 의혹 혐의로 압수수색한 검찰과 문재인 정부를 성토하며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연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청와대 업무추진비가 정국을 블랙홀로 빠져들게 하는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행으로 이어지는 행보에서 한반도는 모처럼 맞은 평화 무드에 접어들고 있는 중대한 시점이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점에 심재철 의원의 청와대를 향해 연일 이어지는 의혹 제기는 한반도 평화 물결에 물타기하고 판문점선언 국회비준을 막기 위한 자유한국당의 저열한 공작으로 보인다.

일단 심재철 의원의 행위는 국가 기밀 탈취 사건이다. 심 의원은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전자정부법',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등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심 의원실이 비정상적인 경로로 접근해 취득한 정부의 비공개자료가 심 의원 주장대로 어쩌다 우연한 방법으로 열람·다운 받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며, 취득한 자료 역시 유출되면 안 되는 국가기밀자료인 것으로 밝혀졌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심 의원실 비서관은 이미 6년 전부터 해당 시스템을 사용해 왔으며 이달인 9월 초 비정상적인 경로로 접근, 정부의 비공개자료를 열람한 후 지난 해 대선 직후인 5월 10일 자료부터 다운로드를 받았다고 한다.

더욱이 비공개자료에 접근한 경로는 백스페이스 키를 한 번 눌렀다는 심 의원실 주장과는 다르게, 5단계 이상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청와대가 심 의원이 제기한 미용관련 서비스업 3건, 계 18만 7000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한 내용에 따르면 심 의원이 꼬투리 잡기에 급급했다는 추정을 하게 한다.

한 업소에서 사용한 6만6000원은 평창올림픽 당시 모나코 국왕 전담경호 요원 2명이 혹한기 경호작전을 수행중인 군인, 경찰 10명을 위로하기 위해 목욕시설을 이용했다고 한다. 1인당 비용도 5500원에 불과하단다.

심 의원이 청와대 비서관에게 회의참석수당을 부당 지급했다는 주장도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가 없어 민간인 신분의 전문가에게 하루에 최고 15만원, 일한 횟수만큼 작업수당을 지급한 것으로 해명됐다.

심재철 의원의 '청와대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사용' 주장은 최소한의 확인도 안한 사실과 다른 추측성 주장에 불과하다는 게 드러난 셈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심재철 의원의 이 같은 확인되지 않은 주장에 한국당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정부 흔들기에 총공세를 가하는 형국이라는 데 있다.

한국당은 긴급 의원 비상 총회를 연데 이어 당 지도부가 검찰과 대법원까지 몰려가 "야당 탄압" 운운하며 핍박 받는 야당 코스프레 행세까지 하고 나섰다.

이쯤 되면 한국당은 심재철 의원의 배후이며 공범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된다. 온 국민이 염원하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어떻게든 무산시키려는 꼼수로밖에 안 보인다는 얘기다.
 
늘 같은 편인 줄 알았던 바른미래당까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에 찬성으로 돌아서자, 조급함에 평화무드로 인한 고립을 해소하기 위한 몽니 부리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깨어있는 시민들이 이젠 그런 얕은 술책에 흔들리지 않는다. 촛불혁명 이후 현명해진 시민들이 한국당의 꼼수를 모를 리 없다는 것을 한국당만 모르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다. 

한반도 평화는 이제 '대세'로 자리하고 있다. 온 국민이 염원하는 평화체제를 흔들어 연명하려 한다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것 이란걸 알아야 한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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