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데일리) 전통적으로 자유한국당의 텃밭이었던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이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변화가 감지된다. 특히 TK보다는 야권 성향이 강했던 PK에서 민주당 후보의 선전이 돋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부산시장, 대구시장, 울산시장, 경북지사, 경남지사 모두 한국당 소속이다. 6곳의 광역단체장을 지키지 못하면 대표에서 사퇴하겠다고 한 홍준표 한국당 대표로선 이 곳을 모두 사수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북지사 외엔 모두 고전이 예상된다. 

오거돈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1일 오후 부산 서면 문재인 캠프에서 해단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7.5.11/뉴스1

부산

부산에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현직인 서병수 부산시장을 앞서며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무소속으로 지난 선거에서 서 시장과 박빙 대결을 펼쳤던 오 전 장관은 최근 민주당에 복당신청서를 접수했다. 

<부산일보>가 2일 한국갤럽에 조사를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거돈 전 장관은 12.3%의 선호도로 1위로 나타났다. 서병수 시장이 9.4%,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4.9%,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3.6%,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 순으로 조사됐다. 

3자 가상대결로 갈 경우 민주당의 우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오거돈-서병수-안철수 3자 가상대결에서 오 전 장관은 51.6%로 압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시장은 20.1%, 안 대표는 18.3%에 그쳤다. 김영춘 장관과 조국 수석 등은 출마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오거돈 전 장관 대신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마해도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진다. 이호철-서병수-안철수 3자 가상대결에서 이 전 수석은 36.5%로 나타났다. 서 시장은 25.4%, 안 대표는 23.3%다. 야권 후보에 비해 10%p 이상 앞서는 것. 

부산시장 선거엔 또다른 변수가 있다. 홍준표 대표가 마찰을 빚고 있는 서병수 시장에게 공천을 주지않을 경우 보수야권이 분열할 가능성이 있는 것. 

홍 대표는 최근 측근인 장제원 수석대변인의 형, 장제국 동서대학교 총장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장 총장이 고사했다. 게다가 홍 대표의 측근인 이종혁 전 한국당 의원이 부산시장 도전을 위해 한국당 최고위원에서 물러난 상황이다. 서 시장이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이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오거돈 전 장관이 50.5%, 서병수 시장 16.7%, 안철수 대표 16.4%, 이종혁 전 의원 5.2%. 민선 이래 한국당이 부산시장을 뺏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지만, 이번엔 그야말로 위기 상황이다. 

△조사의뢰자 : 부산일보 △조사기관 : 한국갤럽 △조사일시 : 12월26일~27일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물 문제와 암각화 물 고문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용모 기자 press@ifocus.kr

울산 

울산은 현직인 한국당 소속 김기현 울산시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송철호 변호사가 맞대결을 펼칠 것이 유력해보인다. 후보 적합도에선 김기현 시장의 독주가 두드러지면 실제 선거를 가정한 양자 맞대결에선 '민주당 프리미엄'을 업은 송 변호사의 승리가 점쳐졌다. 

<국제신문>에 29일 보도한 울산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김기현 시장은 31.0%로 선두를 달렸다. 뒤이어 송철호 변호사가 15.1%로 조사됐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과 임동호 민주당 울산시당 위원장이 8.1%로 동률. 

반면 양자대결에서는 송 변호사가 48.1%로 나타나 40.4%를 얻은 김기현 시장을 7.7%p 앞섰다. 반드시 찍겠다고 응답한 비율도 송 변호사(50.0%)가 김 시장(42.6%)보다 높았다. 아직까지 예단할 수 없는 셈. 

민선 이래 울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한 적은 없다. 초대부터 6대까지 민주자유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등 보수정당이 모두 승리했다. '문재인의 친구' 송철호 변호사는 지난 2회와 3회 지방선거에서 울산시장에 도전했지만 낙마한 바 있다. 그의 세 번째 도전이 성공할 것인지 주목된다. 

△조사의뢰자 : 국제신문 △조사기관 : 리얼미터 △조사일시 : 12월24일~26일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탈원전 정책 토론회 '탈원전 정책의 전망 및 해외 동향'에서 탈원전 관련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7.8.3/뉴스1

경남

경남지사는 문 대통령의 측근,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출마 여부에 따라 크게 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김 의원이 출마할 경우 높은 지지율로 승리가 점쳐지지만, 불출마시 혼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경남 창원성산이 지역구인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것도 포인트다. 

김경수 의원이 출마할 경우, 35.7%의 지지율로 낙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뒤이어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18.4%, 이주영 한국당 의원이 18.3%, 강학도 국민의당 경남도당위원장이 2.9%로 나타났다. 

반면 김 의원이 출마하지 않고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출마할 경우 혼전 양상으로 치닫는다. 이 경우 박완수 한국당 의원(25.8%)과 노회찬 정의당 의원(25.6%)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고, 공 전 시장은 17.9%로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지사는 홍준표 대표가 한국당 대선후보로 출마하며 공석이 됐다. 현재는 권한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민선 이래 민주당 계열 후보가 당선된 적은 지난 2010년 김두관 전 지사 외엔 없다. 

△조사의뢰자 : 부산일보 △조사기관 : 한국갤럽 △조사일시 : 12월26일~27일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18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18.1.2/뉴스1

대구

가장 보수적으로 분류되는 대구에서 역시 이변이 감지됐다. 본인의 출마 의사와 관계 없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것. 지난 지방선거 당시 대구시장에 석패한 김부겸 장관이 이번에 출마할 경우 압승이 예상됐다. 

영남일보와 대구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2일 발표한 대구시장 후보 적합도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김부겸 장관은 41.5%로 한국당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17.5%), 이재만 최고위원(10.7%)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양자 대결에서도 김 장관의 우세가 돋보였다. 김부겸-권영진 양자대결에서 김 장관은 57.0%로 권 시장(32.8%)에 낙승을 거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만 전 최고위원(27.6%)과의 양자대결에서는 김 장관이 61.4%로 압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 장관은 불출마를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김 장관은 2일 기자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이재용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을 언급하며 "민주당에 괜찮은 카드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여론조사에선 이재용 위원장과 한국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을 가정하지 않았다. 이 위원장(5.2%)은 후보 적합도에서 김부겸 권영진 이재만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대구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국당 보다 높은 만큼 김 장관이 불출마가 확실해질 경우, 표심이 어디로 흘러갈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대구시장은 민주당 계열 정당의 후보가 당선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조사의뢰자 : 영남일보·대구CBS △조사기관 : 리얼미터 △조사일시 : 12월25일~27일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이철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경북도지사 후보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출마선언을 통해 당내 경선에 임박하면 최고위원ㆍ당협위원장ㆍ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2017.12.17/뉴스1

경북 

경북지사는 그나마 한국당이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3선을 마친 김관용 경북지사를 대신해 현역 의원들이 앞다퉈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철우, 박명재, 김광림 의원이 이미 출마를 선언했다. 사실상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영남일보와 대구CBS가 리얼미터에 조사를 의뢰해 2일 발표한 경북지사 후보 적합도에 따르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은 경북 김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철우 의원(12.4%)이다. 이철우 의원은 최근 공천과 무관하게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며 배수의 진을 쳤다. 

그 뒤를 박명재 의원(9.2%, 경북 포항남·울릉), 김광림(8.8%, 경북 안동) 의원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에선 오중기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7.6%로 나타났고, 바른정당 소속의 권오을 최고위원은 5.5%로 조사됐다. 

역대 경북지사는 모두 한국당 계열로 이의근 전 지사와 김관용 현 지사가 모두 3선을 하고 물러났다. 

△조사의뢰자 : 영남일보·대구CBS △조사기관 : 리얼미터 △조사일시 : 12월25일~27일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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