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며 평화행진을 진행하고 있다./Lizhkay Cheung 포커스데일리 홍콩 통신원

(서울/홍콩=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 행사가 1일 열린 가운데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가 이어지자 실내행사로 대체됐다.

'홍콩특별행정구성립기념일'로 휴일을 맞은 이날 일부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해 양측 모두에서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오후 들어 빅토리아 공원에서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 구간까지 대규모 시위행진이 진행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이날 오전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홍콩 정치인, 경제계 인사, 중국 정부 대표단 등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2주년 홍콩 주권 반환 기념행사를 소규모로 개최했다.

당초 이날 행사는 예년처럼 일반 시민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야외에서 대규모로 치러지지 못하고 시위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관들 수천 명이 배치된 가운데 실내행사로 치러졌다.

홍콩 정부는 새벽에 내린 비 탓에 행사 장소를 변경했다고 공식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홍콩 언론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주권 반환 기념행사를 무산시키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번 행사가 삼엄한 경비 속에 실내행사로 대체됐다고 지적했다.

홍콩에 거주 중인 교민들에 따르면 이날 시민들은 완차이(Wan Chai)역에서 코즈웨이베이(Causeway Bay), 애드미럴티(Admiralty)역으로 걸어가며 평화행진을 이어갔다.

지하철역 밖으러 나가지 못한 홍콩시민들이 역사안에 가득하다./Lizhkay Cheung 포커스데일리 홍콩 통신원

경찰의 저지선이 완강하자 미처 지하철 역 밖으로 나가지 못한 시민들은 지하철역 안에서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쇼핑몰 등이 열려 있었지만 대부분 철시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국기 게양식 저지를 공언했던 일부 강경 시위대 1000여명은 이른 아침부터 애드미럴티의 입법회 건물 인근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경찰과 충돌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구급차에 실려 갔으며 거리 곳곳에서 엠블란스 사이렌 소리가 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교민들에 따르면 홍콩주재 우리 영사관은 며칠 전부터 '오는 7월 1일은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지 22주년 되는 날로 매년 시위가 열려 왔으며 올해는 범죄인 인도 조례 개정안 철폐 및 행정 장관 사임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 및 행진이 예상되오니 당일 외부 활동 및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란다'는 안내를 했다고 전했다.

홍콩 영사관은 홍콩 현지 언론보도 등을 인용해 '시위대는 빅토리아 공원 부터 중앙정부청사까지 행진을 예고했으며 이에 홍콩섬 주요 관광지, 어드미럴티 지역, 중앙정부청사, 입법회, 타마 공 등에 교통마비 및 통신 교란, 상점 철시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우리 국민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홍콩을 방문하시는 우리 국민께서는 △시위 장소 방문을 피하시고, △부득이하게 방문하셔야 할 경우 신변 안전에 주의하시며, △현지 방송 등을 통하여 최신 정보를 모니터링 하시기 바란다'고도 했다.

지하철 역밖으로 나가지 못한 홍콩시민들이 역 입구를 가득 메우고 있다./Lizhkay Cheung 포커스데일리 홍콩 통신원

우산을 든 홍콩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며 평화행진을 진행하고 있다./Lizhkay Cheung 포커스데일리 홍콩 통신원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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