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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입법회 점거 부상자 속출…강경 대응 빌미 제공 우려
  • 이현석 기자
  • 승인 2019.07.02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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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민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평화행진을 진행하고 있다./Lizhkay Cheung 포커스데일리 홍콩통신원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 기념일인 1일 벌어진 시위 과정에서 5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중 3명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특별행정구 성립 기념일로 휴일을 맞은 이날 일부 시위대와 경찰이 격렬하게 충돌해 양측 모두에서 부상자가 속출한 가운데 오후 들어 빅토리아 공원에서 정부 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 구간까지 대규모 시위행진이 진행됐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이날 오전 홍콩 컨벤션 센터에서 홍콩 정치인, 경제계 인사, 중국 정부 대표단 등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2주년 홍콩 주권 반환 기념행사를 소규모로 개최했다.

당초 이날 행사는 예년처럼 일반 시민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야외에서 대규모로 치러지지 못하고 시위 진압 장비를 갖춘 경찰관들 수천 명이 배치된 가운데 실내행사로 치러졌다.

홍콩 정부는 새벽에 내린 비 탓에 행사 장소를 변경했다고 공식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홍콩 언론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주권 반환 기념행사를 무산시키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번 행사가 삼엄한 경비 속에 실내행사로 대체됐다고 지적했다.

거리로 미처 나서지 못한 홍콩시민들이 쇼핑몰에 가득하다./Lizhkay Cheung 포커스데일리 홍콩 통신원

홍콩에 거주 중인 교민 등에 따르면 시위는 오후 들어 규모가 늘어나며 홍콩 시내 거리 곳곳에선 "송환법 반대"를 외치며 평화적인 거리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시민들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하지만 이와 별도로 일부 강경시위대가 오전 8시 열리는 국기게양식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새벽부터 도로를 점거했고, 이를 해산하려는 경찰과 충돌했다.

2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의원관리국은 1일 오후 11시(현지시간) 기준 남성 38명과 여성 16명 등 54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매체에 따르면 경찰은 최루액 스프레이와 곤봉 등을 사용해 시위대 일부를 체포했고, 시위대 중 여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저녁 일부 시위대는 경찰 저지선을 뚫고 입법회 건물에 들어가 의사당 등을 점거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부상자 중 남성 1명과 여성 2명은 심각한 상태이고, 남성 5명과 여성 3명은 상태가 안정됐으며, 나머지 사람들은 모두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SCMP는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시위대가 화학 세척제로 추정되는 액체를 경찰관들에게 뿌려 경찰관 13명이 호흡 곤란이나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증세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또 시위대가 던진 약한 독성 물질 페닐렌디아민 분말에 노출된 경찰관 2명이 병원 치료 후 퇴원하기도 했다.

거리 점거 시위대 해산하는 홍콩 경찰/AFP=연합뉴스

◆ 중국 정부 강력 처벌 주문…캐리 람 반격 태세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이를 '폭력 사건'으로 규탄하면서 홍콩 자치정부에 강력한 처벌을 주문했다.

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홍콩특별행정구 연락판공실은 이날 담화에서 "1일 입법회 건물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에 경악하고 분노한다"며 "이를 규탄하는 한편 홍콩 특별행정구가 심각한 위법 행위를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는 것을 굳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판공실은 "일부 극단 분자들은 폭력적 방식으로 입법회 건물을 공격하고 함부로 파괴하는 활동을 했다"며 "그들의 폭력은 홍콩 법치에 대한 극단적 도전으로서 절대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역사상 전례를 찾을 수 없었던 시위대의 입법회 청사 점거 사태가 2일 새벽 반나절 만에 마무리됐지만, 시위의 양상이 온건파와 강경파로 구분되며 후유증을 낳고 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시위를 진행한 가운데 경찰이 다가서자 시민들은 스스로 나가면서 다행히 우려했던 대규모 충돌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홍콩 일부 시위대가 전례 없는 과격한 행동에 나서며 입법회를 강제 진입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부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5일 홍콩 애드미럴티의 유명 쇼핑몰인 퍼시픽 플레이스에서는 30대 남성 렁씨가 송환법에 반대하는 고공 시위를 벌이다가 떨어져 숨졌다.

이후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인 1일을 앞두고서는 홍콩교육대 1학년생인 뤄모씨가 "송환법 완전 철회까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끝까지 싸우자"는 메시지를 남기고 투신해 숨졌다.

이에 영향 받아 1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석한 많은 시민은 고인들을 추모하며 '살인 정권'이라는 손팻말을 대거 들기도 했다.

사상 초유의 입법회 의사당 점거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2일 새벽 곤봉과 방패로 무장한 홍콩 경찰이 의사당으로 진입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물리력을 동원한 사상 초유의 입법회 강제 점거 시위는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도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중국 정부의 강경 대처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따른다.

하지만 일각에선 잇따른 대규모 시위로 위기에 몰렸던 홍콩 정부가 여론 반전을 위해 의사당 점거 시도를 의도적으로 방치하는 '함정'을 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과격 시위 여파로 송환법 추진을 사실상 중단하는 등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캐리 람 행정장관에게는 '반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람 장관은 이날 새벽 4시(현지시간)에 경찰 수장을 대동하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함정설'의 실체는 파악할 수 없지만, 홍콩 정부가 이를 상황 반전 모색의 계기로 삼으려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기에 충분하다는 분석도 따르고 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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