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8일 오전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 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17.12.28/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 받고 보수단체에 친정부 시위를 요청한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받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구속 영장이 기각 됐다.

영장을 심사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오민석 판사는 "수수된 금품의 뇌물성 등 범죄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도망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조윤선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번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조 전 수석은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5개월 만의 재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조 전 수석의 재구속 위기를 벗어나게한 오민석 판사는 앞서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오민석 판사는 또 지난 9월 7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댓글부대'에 동참한 국정원 퇴직자 모임 '양지회' 관계자 2명에 대한 구속영장도 기각했었다.

밤새워 조 전 수석의 구속 여부를 지켜보던 누리꾼들 사이에선 오민석 판사에 대해 "오기각 신석방이 있는 한 적폐청산은 요원하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오민석 판사가 기각시키거나 신광렬 판사가 구속적부심에서 구속된 피의자들을 풀어준 것을 빗댄 풍자이기도 하다.

오민석 판사는 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대학후배로 지난 2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2월 부임한 오민석 판사는 보수 성향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임기 중에 임명됐다.

법원의 결정 직후 검찰 또한 입장문을 내고 기각 사유를 수긍하기 어렵다며 공개적으로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은 "전경련을 압박해 특정 보수단체를 지원하게 한 같은 혐의로 부하 직원 허 전 행정관이 구속된 반면, 상급 책임자인 데다 별도의 뇌물수수 혐의까지 있는 조 전 수석은 오히려 엄정한 책임을 면하는 결과가 됐다"며 "이는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지난 22일 조윤선 전 수석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수석의 혐의는 크게 두 가지로 박근혜 정부에서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면서 국정원에 매달 500만 원씩, 5000만 원을 받았고, 보수단체들이 관제 데모를 벌이도록 지원하고 조종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전경련에 압력을 넣어 보수단체 수십 곳에 69억 원을 지원하게 한 정황을 파악했다.

조 전 수석은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의 지원을 배제하는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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