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왼쪽부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예산안 잠정 합의문을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7.12.4/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이 4일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에 잠정합의했다. 소득세는 정부 원안 그대로 인상하되, 법인세는 최고세율 25%를 적용하는 과세표준 기준을 2000억원 이상에서 3000억원 이상으로 조정했다. 대기업은 봐주고, '유리지갑'만 털어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마라톤 협상 끝에 이같은 내용의 잠정합의문을 발표했다.

소득세의 경우 기획재정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세법개정안 대로 현행 5구간에서 6구간으로 재편된다. 과세표준 5억원 초과의 경우 40%에서 42%로 오른다. 기존 1억5000만원 이상 5억원 미만의 단일 과표구간은 1억5000만원 이상 3억원 미만, 3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의 2구간으로 세분화된다. 1억5000만원 이상 3억원 미만의 경우 38%, 3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은 40%의 세율이 적용된다. 

반면 법인세는 기재부 개정안과 차이가 있다.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에 한해 최고세율 25%를 적용하는 정부안은, 여야의 합의를 통해 3000억원 초과의 경우 25% 세율을 물리는 것으로 조정됐다. △2억원 미만 10% △2억원 이상 200억원 미만 20% △200억원 이상 2000억원 미만 22% △3000억원 초과 25%의 법인세율이 적용되는 것이다. 다만 한국당은 법인세 인상에 한해 유보 입장을 밝혔다.

다만 야당의 반발로 인해 초(超)대기업·초고소득자 대상 '핀셋증세'에서 대기업만 쏙 빠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과세표준 2000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은 전체 법인의 0.02%인 129개다. 이번 여야의 합의로 법인세 최고세율 구간이 3000억원 초과로 변경되면서, 증세 대상이 되는 대기업은 129개에서 77개로 40% 줄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월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며 "현재의 경제 여건, 파급 효과, 과세형평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소득 계층과 일부 대기업을 대상으로 세율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소득재분배와 조세 정의를 위해서도 세입기반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량 대기업의 이윤을 과세기반으로 활용해 세원 확보는 물론 양극화 극복에 나서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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