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자유한국당(오른쪽부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예산안 잠정 합의문 발표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17.12.4/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더불어민주당이 4일 여야 3당 원내대표간 새해 예산안 합의에 대해 "통 큰 양보를 통해 문재인 정부 첫 예산의 '사람중심' 가치를 지켜내고, 여야 합의로 '협치 예산안'을 만들어 내는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현장 공무원 충원과 일자리 안정자금 등 국민의 안전과 민생을 살리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낸 이번 예산은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소중한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보편적 아동수당 원칙이 무너졌고, 초대기업 증세가 후퇴한 상황에서 다소 낯뜨거운 자평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7월부터 만 0~5세 전 아동에 대해 월 1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예산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여야 협상 결과 소득수준 상위 10%, 이른바 '금수저' 아동을 제외하기로 했다. 보편적 아동수당 원칙이 무너진 것이다. 

뿐만 아니다. 초고소득자·초대기업에 대한 증세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초대기업에 대한 증세는 다소 후퇴했다. 당초 2000억원 이상의 과표구간을 신설해 최고세율 25%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과표구간 3000억원으로 후퇴했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정부안 대로라면 129개의 대기업이 새로운 과표구간의 적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이번 여야 합의로 40%가 줄어든 77개의 대기업 만이 적용받게 됐다. 소득세 인상은 정부안 대로 추진하기로 하면서 '서러운 유리지갑'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은 법인세율 인상과 공무원 9475명 증원에 대해 '유보' 입장을 나타냈다. 본회의장에서 예산안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남아 있는 것. 

강 원내대변인은 "여소야대 정국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했지만, 70% 대를 넘나드는 높은 국정 지지율과 50% 대의 정당 지지율을 등에 업은 정부여당의 협상 결과 치고는 얻은 것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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