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5.1경기장'에서 '빛나는 조국'을 관람 후 연설이 끝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서울=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은 비핵화 진전과 육해공 적대 행위 종식 등 '평양공동선언'의 실질적 성과외에도 파격적인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방문 사흘째인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동반 백두산에 오르면서 또 하나의 큰 족적을 남기게 됐다.

문 대통령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백두산 근처인 삼지연공항에 이날 오전 8시40분쯤 도착해 백두산 정상으로 향한다. 두 정상은 백두산의 남쪽 정상인 장군봉까지는 올라갈 예정이고, 내려가는 길에 천지까지도 갈 예정이다. 환송행사는 삼지연공항에서 갖고 이후 서울로 향한다.

이에 앞서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중구역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집단체조예술공연을 관람한 후 15만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했다. 우리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북한 동포들에게 육성 메시지를 전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은 것이다.

약 1시간 20분간의 공연이 끝난 10시22분께 단상에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이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시민들에게 소개했다.

자리를 물려 받은 문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 한반도에서 더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우리 겨레와 전세계에 엄숙히 천명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했다. 우리 강산을 영구히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고 확약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린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연설은 총 7분간 이어졌고 12차례의 박수를 받았다. 연설이 끝나자 문 대통령은 다시 자리에 착석해 김 위원장과 악수하고 기립박수를 보내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답례했다.

불꽃이 하늘을 수놓자 관중석에는 '온 겨레가 힘을 합쳐 통일강국 세우자'라는 문구의 카드섹션이 연출됐다. '다시 만납시다'라는 노래가 경기장에 울려퍼지고 수십만명이 채워진 그라운드에는 한반도 깃발이 휘날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오찬과 저녁에 평양 냉면을 곁들인 식사를 함께한 것도 관심을 끌었다. 특히 만찬은 당초 일정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애뜻함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김 위원장 내외와 정상회담 둘째 날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으로 오찬을 함께했다. 지난 4월 판문점 정상회담때는 현지로 공수됐지만 이번에는 옥류관을 직접찾아 평양냉면을 맛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19일 오후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 위원장 옆에 앉은 리설주 여사는 판문점 회담으로 평양냉면이 더 유명해졌다며 취재진에게 자랑을 멈추지 않았다.

양 정상은 이날 오후 만찬시간에도 함께 자리를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는 오후 7시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만찬을 했다. 당초 이날 만찬은 문 대통령이 특별수행원 경제인들을 위해 마련한 식사자리였는데, 김 위원장이 뒤늦게 참석 의사를 밝혀와 두 정상 부부가 함께 하는 저녁 식사가 됐다.

이날 식당에는 일반 시민들이 퇴근 후 저녁 먹기 위해 가족단위로 식당을 찾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대동강 수산물 식당은 지난 7월30일 문을 연 곳이다. 건물은 3층 규모로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형상화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19일 오후 평양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만찬을 함께 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렇듯 파격적인 행보에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으로 4차 정상회담이 성사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위원장은 "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까운 시일 안에 서울을 방문할 것을 약속했다"라며 그 사실을 직접 밝혔다.

김 위원장이 서울 방문은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도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시 서울 답방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 발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이 언급한 '가까운 시일 내'는 올해 안을 의미한다고 부연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안에 서울을 답방이 성사되고, 그때도 문재인 대통령이 보인 파격적 행보가 이어질지 국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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