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7.12.4/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국민의당이 또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2008년 10월 국회에서 불거진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자금 의혹의 제보자가 현 국민의당 지도부라는 보도가 나온 것. 논란의 중심에는 박주원 최고위원이 있다. 

지난 2008년 10월 주성영 당시 한나라당 의원은 DJ의 100억원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를 근거로 비자금 의혹을 제기했는데, 경향신문은 8일 보도에서 제보자가 박주원 최고위원이라고 지목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사정당국 관계자 A씨는 7일 "김 전 대통령이 100억원짜리 CD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주성영 당시 의원에게 제보한 사람은 박주원 최고위원"이라며 "박 최고위원은 대검 정보기획관실 정보관으로 일하면서 얻은 정보라며 CD 사본과 모 은행의 발행확인서 등 DJ 비자금 의혹 자료를 주 의원에게 건넸다"고 말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 측은 명예훼손 혐의로 주 의원을 고소했고, 이듬해 2월 대검 중앙수사부는 '100억원짜리 CD는 김 전 대통령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결론냈다. 주 의원은 2010년 9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는다. 

A씨는 "주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제보자에 대해 함구하다 세간의 오해와 압박이 심해지자 2010년 비리 혐의로 구속된 박주원 당시 안산시장을 찾아가 사정 얘기를 한 후 검찰에 제보자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은 '발칵' 뒤집혔다. 안철수 대표는 8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안의 성격이 공소시효가 지난 이야기지만 덮어둘 수 없는 일"이라면서 "사실관계를 분명히 따져 정치적 의도를 가진 음해인지 여부를 밝혀야 하고, 반대로 사실임이 확인된다면 그에 상응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지원 전 대표도 명확한 사실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김대중평화센터는 (DJ) 비자금에 대한 가짜뉴스가 많아 검찰에 고발했다"며 "현재도 이러한 가짜뉴스로 고인의 명예에 심대한 타격을 가하고 있으며 유족은 물론 측근들에게도 피해가 막심하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조사해 밝힐 것을 촉구한다"며 더욱 검찰 내부에서 이러한 내용이 제보됐다면 검찰의 국민적 신뢰를 위해서도 검찰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DJ의 마지막 비서 최경환 의원도 입장문을 통해 "박주원 최고위원은 어디서 그 정보를 제보받았고 어떤 의도로 주성영 의원에게 알려주었는지 밝혀야 한다"며 "박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불법정치공작에 가담한 경위를 밝히고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성토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 경향신문에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들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 이 사건으로 누구도 욕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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