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KBS 총파업 출정식에서 KBS노동조합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방송법 개정안을 포함한 '언론장악방지법' 국회 통과 및 고대영 KBS 사장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2017.9.7/뉴스1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4일 '고대영 사장이 국정원으로부터 현금 200만원을 받고 국정원의 불보도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국정원 개혁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매우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고대영 사장은 지난 2009년 보도국장 재임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수사에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국정원의 부탁을 받고 현금 200만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KBS본부는 "문제의 의혹 보도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국면에서 매우 중요한 폭로성 기사였다"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국정원이 개입했다는 뉴스 가치가 매우 큰 의혹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일 MBC의 보도 내용을 비교하며 "전례를 찾기 힘든 저널리즘 파괴 행위'라고 비판했다. 

KBS본부에 따르면, 당일 MBC뉴스데스크는 '검찰, 노 전 대통령 구속 고심…'잡음''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4번째 꼭지로 방송했지만, KBS는 이를 단신으로도 방송하지 않았다. 이같은 내용은 당시 KBS 내부 심의에서도 지적되기도 했다. 

KBS본부는 "이같은 뉴스 편집의 차이는 결국 보도국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며 "고대영 당시 보도국장이 해당 기사를 보도하지 않는 일종의 야합에 대한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국정원 개혁위의 발표 내용이 매우 신빙성이 있는 이유"라고 했다. 

KBS본부는 "국정원 개혁위의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전례를 찾기 힘든 저널리즘 파괴행위"라면서 "권력기관의 어두운 공작에 넘어가 뉴스 저널리즘을 파괴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KBS본부는 고대영 사장이 "해당 기사가 나온 당일 국정원측의 요청을 받고 모처에서 정보관을 만난 것"으로 추정하면서 "보도국장 이후 본부장을 거쳐 사장까지 승승장구했던 고대영 사장의 뒷배가 당시 국정원이 아니었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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