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울산 울주군 전망대에서 바라본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현장. 이날 신고리 공론화위원회는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재개' 권고 결정을 발표했다. 공론화 3개월 동안 중단됐던 공사는 이르면 다음 달 중·하순쯤 재개될 전망이다. 2017.10.20/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정부는 공론화 결과에 따라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사 중단이라는 저의 공약을 지지해주신 국민들께도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존중하고 대승적으로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며 "정부는 공론화위의 권고를 이행하기 위한 후속 조치와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김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밝힌 원전 안전기준 강화, 탈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전환 정책의 차질 없는 추진 등의 후속 대책을 환영한다"며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이 안심하고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문 대통령 비판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의 독단으로 초래된 3개월 간의 공사 중단으로 인한 1000억원을 상회하는 경제적 손실과 사회 갈등에 대해 진솔한 사죄부터 했어야 옳다"고 밝혔다.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처음부터 말이 되지 않았던 공론화위의 설치 및 공론화 과정을 숙의민주주의라는 얼토당토않은 궤변으로 포장했다"며 "실정의 책임을 국민에게 돌리는 것은 대통령이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또 "대통령이 국민의 뜻으로 포장하며 아직도 급진 시민단체의 탈원전 주장을 답습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국가의 에너지 대계는 국회와 전문가들과 함께 정부가 논의해야 맞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또한 "사과 한 마디 없이 그저 뜻 깊은 과정이었다니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법적 근거조차 없던 공론화위는 감동적이고, 이로 인한 국민의 고통은 외면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물으며 "숙의민주주의는 정책을 결정하기 전에, 국민의 뜻을 모으는 과정에서 납득할 만한 근거를 가지고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수석대변인은 "탈원전 속도전이 국민의 뜻으로 결정된 것처럼 은근슬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에너지 정책에 대한 모든 논의과정을 국회로 가져올 것"을 촉구했다.

바른정당은 문 대통령의 입장 발표를 "꼼수"라고 지적했다. 전지명 대변인은 "공론화위가 왜 정부의 탈원전 정책 전반에 대한 결론까지 확대해서 냈느냐"며 "국민 어느 누구도 공론화위에 그런 권한을 부여한적이 없다"고 밝혔다. 전 대변인은 "신고리 5·6호기 공사는 재개하고 원전 축소에 동의하는 식의 자충적 결론은 문 대통령 탈원전 공약의 체면 세우기"라고 지적했다.

또 전 대변인은 "또 다시 '위원회 공화국'이 될 것인가"라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수많은 정부 위원회가 생겨 '옥상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전 대변인은 "정부가 응당 책임을 져야 할 주요 정책 결정을 갈등 최소화라는 명분 아래 권한과 역할이 모호한 위원회를 만들어 떠넘기기를 하지 않았던가"라고 물으며 "공론화위 역시 과거 '위원회 공화국'으로 회귀하는 신호탄이 아닐까 지극히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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