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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 최초 보고시점을 사후에 조작, 최초 오전 9시30분이었던 보고시각을 오전 10시로 수정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긴급 브리핑을 통해 12일 드러난 사실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엔 골든타임이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청와대가 사후 조작한 30분은 말 그대로 세월호 참사의 '골든타임'이었다.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를 조작했다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임 실장도 "보고 시점과 대통령의 첫 지시 사이의 시간 간격을 줄이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당시 1분 1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참 생각이 많아지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박근혜 청와대가 '알고도 조작했던' 30분의 시간 동안 세월호에선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먼저 세월호의 침몰이 시작된 것은 오전 8시48분의 일이다. 당시 급격한 변침으로 복원력을 상실한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했다. 최초 조난 신고 시각은 오전 8시52분이다. 사건 발생 약 30분이 지난 오전 9시19분 YTN에서 최초 속보가 나갔고, 진도 VTS에서 세월호에 탈출을 지시한 것이 오전 9시23분의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최초로 보고된 오전 9시30분부터 사후에 조작한 오전 10시까지는 가장 급박한 시간이었다. 32분 해경 123정이 현장에 도착했고, 34분에는 침수한계선까지 침수가 됐다. 이후 세월호는 오전 9시54분 좌현이 완전 침수됐다. 

문제는 당시 진도VTS와 세월호 사이 '컨트롤 타워'의 부재로 서로 책임을 미루는 모습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오전 9시24분에서 25분 사이 진도 VTS와 세월호 사이의 교신 내용을 보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진도 VTS는 "방송이 안되더라도 최대한 나가셔서 승객들에게 구명동의 및 두껍게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조치바란다"고 했고, 이에 세월호에선 "본선이 승객들을 탈출시키면 구조가 바로 되겠느냐"고 묻는다. 

진도 VTS에선 25분 "세월호 인명탈출은 선장님이 직접 판단하셔서 인명 탈출시키라. 저희가 그 쪽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선장님께서 최종 판단을 하셔서 승객을 탈출 시킬지 빨리 결정을 내리라"고 말한다. 박 전 대통령이 오전 9시30분 보고 직후 기민하게 지시를 내렸다면 이같은 혼선을 방지할 수 있었다. 

'선내에 대기하라'는 안내방송도 마찬가지다. 당시 안내방송을 했던 세월호 승무원 강모씨는 합동수사본부 조사에서 "오전 10시쯤까지 '선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을 7차례 정도 했다"고 진술했다. 진도 VTS와 세월호의 교신이 끊긴 것은 오전 9시37분으로 선내에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할 수도 있었다. 

컨트롤 타워의 부재 속에서 선원들이 가장 먼저 세월호를 탈출했다. 이준석 선장이 탈출한 것도 오전 9시46분의 일이다. 해경 123정은 오전 9시50분 80여명을 구조한다. 이상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오전 9시30분에서 오전 10시 사이에 발생한 일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초 지시를 내렸던 오전 10시15분엔 이미 좌현이 70도 이상 기울어진 상황이었다. 오전 10시21분 승객 40여명을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구조는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 16분이 지난 오전 10시31분 세월호는 완전히 전복됐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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