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차 국민의당 의원총회에서 김동철 원내대표, 이용호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날 의총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안 처리에 대한 당내 목소리를 청취한다. 의총에선 인사청문특위 소속 인사들이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결과를 발표하고 소속 의원들은 저마다 인준안 처리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2017.9.19/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두고 국민의당의 선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미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한 보수야당과 달리 국민의당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국회의 의석수는 더불어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 107석, 국민의당 40석, 바른정당 20석, 정의당 6석, 새민중정당 2석, 대한애국당 1석, 무소속 2석이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했을 때 찬성표는 민주당과 정의당, 새민중정당, 무소속(정세균 의장)을 합쳐 130표다. 반면 반대표는 한국당, 바른정당, 대한애국당, 무소속(이정현 의원)을 합쳐 129표다. 의원들이 모두 본회의에 참석했다고 가정했을 때 과반인 150석을 확보해야 김명수 후보자를 대법원장에 임명할 수 있다. 

국민의당은 연일 의원총회를 소집하며 의원들의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기본적으로 의원들의 자율에 맡긴다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다분히 전략적인 취지로 읽힌다. 정부여당에 최대한 부담을 지우며, 정치적 이득을 꾀한다는 속셈. 

19일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 여러 의원들이 찬반 의견을 피력했지만, 국민의당은 이를 정확히 알리는 것을 피하고 있다. 최명길 최고위원은 브리핑에서 "권고적 당론이라든지 당론에 의해 표결하는 결정은 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김이수 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때와 마찬가지로 인사 문제에 대해선 자율투표에 맡긴다는 원칙 하에 토론이 진행됐고 그 원칙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최 최고위원은 "찬성이 더 많았다, 반대가 더 많았다 이런 걸 수로 말하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걸 셈을 하는 건 무의미한 것"이라고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도 이날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찬반 전수조사 여부'에 대해 "지금은 전수조사 못한다. 본회의가 정해지면 의총을 한 번 더 열어서 해보고, 그 다음에"라고 말했다. '찬성 의견 제시가 더 많았다는 얘기가 나온다'라는 지적엔 "아직 안나온 의원이 또 한 절반 있으니까 아직은 그렇게 딱 단정을 못짓는다"고 했다. 전수조사할 의향에 대해서도 "뭐 자연스럽게 될 것 같다"라고만 답변했다. 

국민의당의 고심도 읽히는 부분이다. 김명수 후보자 인준이 부결될 경우 전례없는 대법원장 공백 사태를 맞게 된다. 양승태 대법원장의 임기는 오는 24일까지다. 새로운 후보자를 지명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표결하기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소속 의원들의 의사를 명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표결에 임하기엔 정치적 부담감이 크다. 

자유한국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김명수 대법원장 본회의 표결이 불시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원들께선 해외일정을 일체 자제해주시고 지역 일정도 가급적 자제하셔서 국회 주변에 비상대기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세균 의장의 기습 직권상정으로 가결이 되는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의미다. 국민의당의 선택에 더욱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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