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기상업고등학교에서 졸업식이 열리는 중 경찰관들이 잘못된 졸업식 뒤풀이 단속을 위해 학교 교문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4.2.5/뉴스1

"소년법이란 명목 하에 나쁜 짓을 일삼는 청소년들이 너무나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학교 폭력이나 청소년 범죄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년법 폐지 청원 내용 중 일부다. 해당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8일 현재 25만명을 넘어섰다.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가해자 중 1명의 나이가 만 13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형사처벌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현행 소년법은 만 10세 이상에서 14세 미만의 가해자를 촉법소년으로 구분한다. 이들이 범죄를 저지를 경우, 보호관찰이나 소년원 수감 명령 등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분을 받게 된다. 형사처벌은 받지 않는다.

국회에서도 이에 동조하며 개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자유한국당 장제원·김도읍 의원은 6일~8일 각각 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세 개정안의 공통점은 만 12세 이상의 경우에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초등학교 6학년생도, 중학교 2학년생도 모두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 

세간의 인식처럼 촉법소년의 강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것일까. '포커스데일리'는 대검찰청이 매년 공개하는 범죄분석 자료를 통해 14세 미만 청소년 범죄의 추이를 살펴봤다. 최근 10년 간 14세 미만 청소년의 살인·강도·성폭력·폭행 및 상해 등 강력범죄 적발 건수를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다.

통계에서 드러난 것처럼 촉법소년의 범죄가 크게 늘어났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다. 실제로는 최근 3년간의 감소세가 확연하다. 2012년의 전체적인 범죄 건수는 총 63건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는 당시 박근혜 정부가 학교폭력을 '4대악'의 하나로 규정하고 집중 단속을 벌인 영향이 크다.

최고치를 보인 2012년의 경우 청소년 강력범죄는 강도 1건, 성폭력 23건, 폭행 14건, 상해 13건으로 나타났다. 1년 뒤인 2013년에는 강도 1건, 성폭력 15건, 폭행 14건, 상해 23건으로 총 53건으로 감소했다. 2014, 2015년은 각각 성폭력 1건, 폭행 6건, 상해 2건이 발생했다. 소년범죄가 최근 들어 오히려 급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포커스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언론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을 선정적으로 다루면서 확대 재생산된 측면이 있다"며 "소년범죄가 늘어났다고 느끼는 것은 일종의 착시다. 실제로는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애초에 청와대에 올라온 청원은 소년법'이 아니라 청소년보호법 폐지"였다며 오류를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들이 대중들의 순간적인 반응을 진지한 여론이라고 보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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