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선교, 황교안 대표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이른바 '한선교의 난'이 터져 미래통합당이 발칵 뒤집혔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 받은 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한선교 대표가 공천권을 거머쥐고 쿠데타를 일으켰다.

미래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정한 비례대표 후보명단이 16일 당 최고위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확정되지 못했다.

당 공관위는 이날 비례후보 1번에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2번에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등 비례후보 40인 추천 명단을 정했다. 

하지만 당 최고위의 추인을 받지 못했다. 5인 체제의 최고위는 정운천·이종명·김성찬 최고위원이 불참하면서 '정원 미달'로 열리지도 못했다.

문제는 황교안 대표와 통합당이 공들여 영입했던 영입 인사들이 모두 20번 밖으로 밀려나면서부터.

특히 황 대표가 공들여 영입한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21번), 전주혜 전 부장판사(23번),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26번) 등이다. 

심지어 이른바 박근혜 옥중 편지를 들고 나타난 유영하 변호사는 아예 컷오프 시켰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가 크게 화를 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한선교 대표가 황 대표의 등 뒤에서 비수를 꼽은 셈이다. 황 대표로선 곳간 열쇠를 맡겼던 머슴의 도끼에 발등이 찍힌 거나 다름없다. 

정치권에선 이미 예상했던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계 은퇴를 선언하다시피 했던 한선교로선 정치적인 욕심이 생겼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시민세력이 창당한 비례연합에 더불어민주당이 합류할 경우 미래한국당의 당선권은 17번 안팎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로선 운 좋으면 미래한국당 의석수만으로도 원내 교섭단체를 꾸려 새로운 정치세력의 수장으로 화려하게 정치 일선에 복귀한다는 야심찬 꿈을 가질법하다.

이래저래 당장 황 대표로선 지도력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도 실패하고 김형오 공관위원장까지 떠난 마당에 그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황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종로에서마저 이낙연 전 총리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중에 사면초가에 빠진 신세가 됐다.

미래한국당 최고위는 이르면 17일 다시 열린다. 당헌·당규상 최고위에서 공관위에 재심의를 요구하게 되면 공관위는 이를 다시 논의한 후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공천안을 확정한다. 

한 대표는 이날 비례대표 순번안이 정해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절차는 다 끝났다. 최고위 의결만 남았다. 내일(17일) 최고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표를 던져줄 민심은 뒤로한 채 '꼼수'로 급조한 위성정당 공천권의 곳간을 둘러싼 황교안과 한선교의 충돌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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