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중국의 톈진 SPC그룹 제빵공장 전경.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경향신문이 기업 협찬금을 약속 받고 삭제한 기사는 SPC 그룹의 중국 '파리바게뜨' 상표 등록 무효 판결에 관한 내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삭제된 기사는 파리바게뜨가 중국에서 상표 등록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포커스데일리> 확인 취재 및 여러 경로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23일 오마이뉴스는 지역배달판을 확인한 결과라며 해당 기사를 전했다. 매체는 <중 "파리바게뜨 상표 등록 무효"... 한국기업들 '2차 한한령' 공포> 제목의 1면 하단 기사를 소개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12일 중국 베이징 지적재산권법원은 지난달 파리바게뜨의 상표등록이 무효라는 판결을 내놓았다"며 "파리바게뜨는 지난 2004년 상하이 1호점을 시작으로 중국 내에 300여 개 점포를 프랜차이즈로 운영 중이어서 1심 판결대로면 막대한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면에 이어 22면에서는 <프랑스도 인정했는데...'몽니' 앞에 속앓이>는 해당 판결에 대한 SPC의 대책과 한국계 중국인인 김모씨가 브로커로서 SPC에 대한 공격을 주도하는 상황을 다뤘다.

앞서 경향신문 기자들은 경향신문이 특정 기업과 관련한 기사를 내보내려 했다가 해당 기업으로부터 협찬금을 받고 기사를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경향신문 기자들은 지난 19일 내부 총회를 열고 사장 직무 중단 등의 논의를 마쳤다고 전했다.

한국기자협회 경향신문지회는 22일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지난 13일자 1면과 22면에 게재할 예정이던 A기업에 대한 기사가 해당 기업의 요청으로 제작 과정에서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A기업은 기사 삭제를 조건으로 협찬금 지급을 약속했다. 이 고장에서 해당 기사를 취재했던 기자는 사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지회는 "사장과 광고국장은 A기업에 구체적 액수를 언급했고 사장은 기사를 쓴 기자와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동의를 구했다"며 "편집국장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경향신문지회에 따르면 이들은 사장·국장·해당 기자와의 면담을 거쳐 사실관계를 확인했고 지난 19일 기자총회를 열었다. 

경향신문지회는 "사장과 편집국장, 광고국장은 이번 일에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했다"며 "내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이 사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제발 방지책을 마련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경향신문지회가 언급한 A기업은 SPC그룹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고발뉴스도 취재결과라고 밝혔다.

이상호 고발뉴스 대표기자는 이날 저녁 '고발뉴스TV'를 통해 경향신문 사태를 "대한민국 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인 SPC가 협찬으로 기사를 매수하려다 문제가 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SPC는 저런 짓을 계속 해왔다"며 "2013년 5월, SPC가 고발뉴스에도 기사매수 시도를 했었다"고도 주장했다.

또 다른 매체에서도 파리바게뜨가 중국 상표권 브로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중소기업신문은 'PARIS BAGUETTE' 짝퉁으로 골머리를 앓던 SPC그룹이 짝퉁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강력 대응했지만 상표권 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실제로 파리바게트 상표권 분쟁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중국에 진출한 SPC그룹중국법인인 SPC투자유한회사는 2007년 중국특허청에 파리바게뜨의 중국어 상표인 '巴黎贝甜(파리베이티엔)'과 영문 'PARIS BAGUETTE' 상표권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2015년 3월 'PARIS BAGUETTE' 영문 상표만 등록하고 있고 '巴黎贝甜' 중문 상표는 등록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공방 끝에 베이징 지적재산권법원은 최근 중국 측 발리바게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산지에 오인이 생기기 쉬운 마크는 상표로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 있기 때문에 중국상표평심위원회가 판정한 'PARIS BAGUETTE'의 등록 유지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파리바게뜨는 다양한 대안을 이미 준비하고 있으며,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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