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빈 마커그룹 대표가 지난 5월 21일 서울 강서부 본사에서 직원 A씨의 머리를 때리고 있다. /경향신문 제공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직원 폭행으로 공분을 불러 일으키며 '제2의 양진호'란 오명을 얻은 마커그룹 송명빈 대표가 3일 경찰에 소환됐다.

이날 오전 10시쯤 변호인과 함께 서울 강서경찰서에 출석한 송 대표는 '왜 직원을 그렇게 폭행을 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고 답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조사를 성실히 받고 오겠다"고 답한 뒤, '맞고소한 이유는 무엇이냐'등 나머지 질문엔 침묵으로 일관한 채 경찰서로 들어갔다. 

이날 송 대표 측 변호사는 고소인인 마커그룹 직원 양모씨가 배임·횡령 등 혐의로 해외에 도주한 상태며, 자신의 혐의를 감추려 송 대표의 단점을 수집했단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엔 양씨가 송 대표가 자주 맥주도 마시는 등 사이좋게 지냈단 내용의 SNS 대화와 함께 찍은 사진 등이 포함됐다.  

송 대표는 회사 직원 양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12일 고소당했다.

양씨는 고소장에서 송 대표가 2016년부터 3년 동안 쇠파이프, 각목, 구둣주걱 등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송 대표가 직원 양씨를 폭행하는 영상이 지난달 28일 언론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파문은 확산됐다.

양진호 회장의 엽기적인 직원 폭행 갑질에 이어 회사 대표들의 폭행에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질 기세다.

언론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송 대표는 직원 양씨가 거의 괴성에 가까울 정도로 비명을 지르는데도 불구하고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공개된 동영상은 사무실 외부 유리창을 통해 찍힌 장면으로, 송명빈 대표가 주먹을 쥐고 직원의 머리와 등을 내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폭행은 물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욕설도 함께 이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공개된 녹음파일에는 송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일하지 말고 X나게 맞자 건방진 새끼", "네 핸드폰과 이메일 다 갖고 있다. 여권 갖고 와라"고 발언하는 내용이 담겼다.

작년 11월 20일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강서경찰서는 지난달 31일 이 사건의 수사 담당 부서를 형사계에서 강력계로 변경했다.

경찰은 소환 일자를 조율하면서 송 대표의 출국도 금지했다. 아울러 송 대표와 함께 양씨로부터 고소당한 같은 회사 최모(48) 부사장도 이날 오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양씨는 앞서 지난달 초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의 폭행과 폭언으로 얼룩진 마커그룹은 지난 2012년 4월 설립된 기업으로 디지털 소멸 원천특허인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을 활용해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지난 2014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기술을 인정받아 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을 수행했으며 2015년에는 강원도와 '잊혀질 권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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