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빈 마커그룹 대표가 지난 5월 21일 서울 강서부 본사에서 직원 A씨의 머리를 때리고 있다.  /경향신문 제공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국내에 '잊혀질 권리' 개념을 소개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가 직원을 폭행한 혐의 등으로 고소돼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마커그룹 직원 A씨가 상습 폭행 등을 당했다며 송 대표와 부사장 최 모 씨를 지난달 8일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폭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증거자료로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증거자료를 분석한 뒤 송 대표와 최 부사장을 피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송 대표가 직원 A씨를 폭행하는 영상이 28일 언론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파문은 확산될 조짐이다.

앞서 양진호 회장의 엽기적인 직원 폭행 갑질에 이어 회사 대표들의 폭행에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질 기세다.

이날 경향신문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송 대표는 직원 A씨가 거의 괴성에 가까울 정도로 비명을 지르는데도 불구하고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다.

공개된 동영상은 사무실 외부 유리창을 통해 찍힌 장면으로, 송명빈 대표가 주먹을 쥐고 직원의 머리와 등을 내리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폭행은 물론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욕설도 함께 이어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공개된 녹음파일에는 송 대표로 추정되는 인물이 "일하지 말고 X나게 맞자 건방진 새끼", "네 핸드폰과 이메일 다 갖고 있다. 여권 갖고 와라"고 발언하는 내용이 담겼다.

마커그룹에서 3년간 일했다는 A씨는 지난 2016년 초부터 올해 여름까지 3년 가까이 송 씨에게 상습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했다.  

A씨 측은 송 대표가 둔기까지 동원해 상습적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엄마 여동생, 너 죽이면 한 5억이면 충분하다"는 협박까지 받았다고 언론에 털어놨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의 모습과 흡사하다'며 인격 대우를 찾아볼 수 없는 송 대표의 폭행에 분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송 대표 측은 "A씨는 회사에서 배임·횡령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인물"이라며 "A씨가 먼저 폭행하고 폭언하는 등 폭력을 유도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란 책을 집필해 국내에 인터넷상 잊혀질 권리 개념을 들여온 송 대표는 현재 성균관대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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