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전 차장이 카메라를 피해 달아나고 있다.<사진=MBC PD수첩 영상 캡쳐>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법원이 사법농단 의혹의 키맨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27일 새벽 발부했다. 

임종헌 전 차장의 구속은 사법농단 수사 피의자 중 첫 구속 사례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윗선을 향한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 누설 등의 혐의를 받는 임종헌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볼 때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 사유를 밝혔다.

앞서 어제(26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선 검찰과 임 전 차장 측 사이에서는 치열한 공방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중대한 범죄"라며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임 전 차장 측은 재판 개입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대단히 부적절했지만, 법적으로 죄는 아니"라며 맞섰다.

하지만 검찰은 구속 영장을 얻어내기 위해 임 전 차장 재직 시절 법원행정처가 청와대에 재판 관련 자료를 넘겼고, 특정 판사를 사찰했다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 요구에 따라 특정 사건의 결론을 바꾸는데 깊숙이 개입했다는 점을 근거로 임 전 차장이 직권남용죄를 저질렀다고 덧붙였다.

임 전 차장에게 적용된 범죄 혐의도 다양하다. 검찰에 따르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소송 등에 개입한 정황 등이 핵심 혐의다. 

직권남용을 비롯해 직무유기, 공무상비밀누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이 구속영장에 적힌 죄명이다.

이로서 사법농단 수사를 진행해온 검찰의 수사가 향 후 양승태 등 윗선의 범죄 혐의를 밝히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예상에 힘이 실리게 됐다.

한편 임종헌 전 차장의 구속 여부에 대한 관심은 지난 25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문무일 검찰 총장을 향해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열린 법사위 국감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며 "(문무일)총장께서는 임종헌 전 차장 구속영장이 발부될 것 같습니까, 기각될 것 같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문무일 검찰총장은 "법 원칙과 판례에 따라서 상식에 반하지 않는 결정이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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