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데일리) 강원랜드 채용청탁 혐의를 받고 있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한 허경호 판사가 5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했다.

앞서 허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5일 자정쯤 "범죄 성립 여부에 법리상 의문이 있다"면서 "현재까지 수사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할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권성동 의원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기각한데 따른 불만들이 터져 나오며 비롯된 결과다.

급기야 허경호 판사의 파면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날 오전 10여건이나 올라와 있다. 그 만큼 이번 권 의원 구속 영장 기각에 많은 국민들의 화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얘기다.

이날 한 청원인은 청원 이유로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해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고 지적도 한다.

이 청원인은 '권선동을 풀어준 허경호 판사 의 어처구니없는 결론' 게시판 글을 통해 "권 의원을 풀어주며 내뱉은 황당한 발언"이라며 "권력을 이용해 압력을 넣은 채용비리가 범죄가 아니면 뭐가 비리인지 그에게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호위반 한 가지만 해도 딱지 끊고 빵 하나만 훔쳐도 절도죄로 기소되는데 국회의원이라는 이름표 때문에 범죄성립이 안된다면 법은 왜 있는지 썩어빠진 사법부에 묻고 싶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게 바로 요즘 사법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이제는 '사법적폐'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일상 언어로까지 들린다. 허 판사를 두고도 이 지적은 이어진다. "양승태 처럼 개혁대상에 포함시켜 옷을 벗겨야 할 것"이라는 주장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허 판사의 과거 기각 사례들까지 거론하고 있다. 허 판사는 지난달 20일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청구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부인 이명희 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또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를 받은 김관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과 자신이 성추행한 여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국민들이 이처럼 화가 난데에는 권 의원의 사법처리를 둘러싸고 벌어진 과정에서도 비롯된다.

강원랜드 수사단은 지난 5월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임시국회가 열리고 체포동의안 상정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방탄국회'라는 비난과 함께 영장심사는 기약 없이 미뤄졌다. 

앞서 지난달 27일 권 의원은 "즉각 법원의 심사를 받겠다"고 입장문을 냈고, 이달 임시국회도 소집되지 않아 구속심사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 청원인의 글이 사법부를 바라보는 많은 국민들의 심경을 전해주는 듯하다. 

"도대체 이 나라 정의는 언제까지 국민이 세워야 하는가? 도저히 믿고 맡길 수 없는 사법부 언제까지 이지경이 될 것인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으로 가뜩이나 국민적 불신이 팽배한 사법부가 깊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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