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회장이 밤샘 조사를 마치고 경찰을 나서고 있다.<사진=MBC뉴스 캡쳐>

(서울=포커스데일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소환된 황창규 KT 회장이 오늘(18일) 새벽 조사를 마치고 귀가 했다.

경찰은 황 회장이 KT 임직원들에게 불법 정치후원금을 보내라고 지시했는지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KT가 기업의 정치인 후원을 금지한 정치자금법을 피하기 위해 회삿돈으로 상품권을 사서 현금으로 바꾸는 이른바 '상품권 깡'으로 비자금을 마련한 정황을 파악했다.

경찰은 연간 후원금 한도를 넘지 않게 하려고 임원 여러 명이 나눠서 특정 의원을 후원하는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정치후원금을 황창규 회장에 보고한 문건과 증언을 확보하고 있다"며 황 회장이 정치인들을 불법 후원한 이유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고 전했다.

KT의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만 상품권 깡으로 현금화한 액수가 4년 간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5억여 원이 또 다른 방식으로 정치권과 관련 부처에 로비하는데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KT로부터 불법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들에 대해서도 KT 회삿돈인지 알고 받았는지 확인해서 사법처리 할 계획이다. 

전날(17일) 황 회장의 경찰 소환 소식이 알려지자 KT새노조는 성명을 내고 KT를 위해, 국민을 위해 황 회장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민영화 이후 지금껏 불명예 퇴진한 모든 KT회장들은 사법기관 소환에 이르러 자진 사퇴를 했다"며 "황창규 회장은 유독 막무가내로 버티기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정치권도 전면 수사하라며 경찰이 발본색원의 각오로 수사에 임해줄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KT에서 고액의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들까지도 여야를 막론하고 엄중수사할 것을 요구한다"며 "경찰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KT에서 후원금을 받은 모든 국회의원의 명단을 밝히고 이들을 엄중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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