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21시간의 검찰조사를 마치고 검찰 청사를 나서고 있다/공동취재단

(서울=포커스뉴스) "검사는 묻고 이 전 대통령은 부인하고, 검사는 묻고 이 전 대통령은 부인하고."

지난 14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신분으로 조사 받은 서울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 상황이 법조계 안팎에서 전해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석한 지 21시간여 만에 조사를 마치고 15일 새벽 귀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조사에서 일관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라 조사하는 검찰 측도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120쪽에 달하는 질문지에 나온 질문을 던지면 이 전 대통령은 '모른다' '보고·지시하지 않았다' 등으로 부인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간 검찰이 수사를 통해 준비한 증거들을 제시할 때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보수궤멸' '정치보복' 운운하며 정치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던 이 전 대통령도 자신만큼 꼼꼼한 증거 앞에선 달리 할 말이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앞서 김윤옥 여사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전달했다는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도 "검찰의 증거가 방대하고 구체적이다"라면서 "자신도 조사를 받으면서 당황한 적이 많았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도 조사에 임하면 태도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힌바 있다.

/JTBC 뉴스룸 캡쳐

검찰 안팎에선 이르면 내일 늦어도 다음 주 월요일인 19일쯤에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 예우, 정치적 고려 등은 이번 정부에선 통하지 않는 해묵은 관행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 들어 검찰은 수사에 관한한 청와대와의 교류가 일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만큼 검찰이 눈치 볼 일 이 없다는 얘기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조사 과정에서 검찰 측이 '전 대통령'이라고 호칭했다하니 그 것으로 충분한 것 아닌가.

굳이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라는 원론적인 것을 거론치 않더라도 혐의가 명백하고 증거인멸의 우려, 측근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볼 때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는 당연하다는 국민들의 여론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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