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데일리) 이명박 전 대통령 특활비 수수 의혹의 핵심 증인인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지난 19일 처음으로 언론에 입을 뗐다. 그는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과 제가 국정원 특활비 통로였다"라고 혐의를 인정하면서, "이 전 대통령께서 국민에게 사과드리고 용서 구하는 모습을 보이시는 게 최선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이날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물론 제가 과거의 잘못으로 누를 끼친 점이 많고, 이미 많은 잘못을 저질러 수사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말씀을 드리기도 송구스럽다. 한 때 모셨던 분이라 섭섭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저도 '이러시면 안된다'하고 충언을 하거나 바로잡지 못한 죄가 있다. 제가 잘한 게 뭐가 있겠나"라고 했다. 

그는 김 여사에게 국정원 특활비를 전달한 사실도 인정했다. "1억원 상당을 애초에 미화로 받아 그대로 전달했다.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국정원 직원에게 받았다는 정도 밖에 말 못한다. 김 여사 측에 전달한 것은 맞지만 항간에 보도된 것처럼 제가 김백준 전 총무기획관에게 받은 돈을 강현희 제2부속실장에게 줬다는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여성 행정관에게 줬다"

<사진=jtbc뉴스화면 갈무리>

다만 최근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김윤옥 여사가 국정원 특활비를 건네 받아 명품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전혀 모르는 이야기다. 검찰이 물어본 적도 없다. 수사에서 진실이 밝혀지지 않겠나"라고 답변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김 전 실장의 진술이라고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진술했다고 하는데'라는 질문에 "검찰에서 사실대로 진술한 것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이라거나 의인이라서가 아니다. 검찰 수사가 워낙 탄탄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무엇보다 제 가족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이들에 대한 책임은 다해야 한다"며 "더이상 잘못된 모습을 보이면 안되지 않나,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나가겠나.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국민들의 시선이 얼마나 높아졌나. 그런 상황에서 제가 안고 갈, 한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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