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데일리)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들이 대세다.

언론들뿐 아니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에 대한 얘기들이 오르내리며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보는 시각들이 이젠 자연스러울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이 전 대통령의 입장 발표이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나타난 것이 이른바 프레임 론이다.

프레임론은 여러 가지 해석들이 나와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언어학과 교수인 조지 레이코프는 프레임이란 '현대인들이 정치·사회적 의제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본질과 의미, 사건과 사실 사이의 관계를 정하는 직관적 틀을 뜻한다'고 정의한다.

프레임이론에 따르면, 전략적으로 짜인 틀(frame)을 제시해 대중의 사고 틀을 먼저 규정하는 쪽이 정치적으로 승리하며, 이를 반박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프레임을 강화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의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이 보수를 궤멸시키고, 이를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여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마도 '보수궤멸, 정치공작' 등과 같은 단어를 써가며 자신의 위기 국면을 '정치보복'으로 몰고 가려는 프레임 전략에서 비롯됐을 거란 짐작은 대충 가능하다.

하지만 MB 이야기를 하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일 언급되는 것만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MB가 서둘러 발표한 성명도 실은 국민들을 '친노'(親盧)와 '반노'(反盧) 또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에 가두려는 MB의 꼼수라 보는 시각들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더 이상 나아가면 MB의 꼼수에 말리는 거고 MB 진영의 수에 놀아나는 꼴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좀 품격 있게 이성적으로 MB 사안에 대처해야 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촛불 민심은 흘러간 과거에 미련이 남아 한풀이 하는 것도 아니고 앙갚음을 하는 것도 아니며 그럴 시간도 정신도 없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국기의 맹세문에 나오듯 '정의롭고 자유로운 대한민국'으로 바로잡아 반듯한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적폐를 청산하고 있는 과정에서 시간 낭비일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그 과정에서 도덕이나 윤리에 반한 감정적인 대응은 미루고 지금은 오직 실정법을 위반한 것들에 대해 시시비비를 밝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고(故)노무현 대통령.<사진=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많은 사람들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보자고 한다.

MB에게 "다스는 누구겁니까"라는 질문에 집중하고, 국정원 특활비를 받아 쓴 사실이 있다면
얼마나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를 밝히는데 눈을 부릅떠야 할 때라고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 사법체계는 전직대통령의 예우에서 벗어나지 않게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하고 단호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면 된다.

법을 어겼거나 위반했으면 그 대상이 어떤 신분이고 어떤 출신이든지 간에 한 치의 더 함도 덜 함도 없이 법대로 원칙대로 처분하고 대우하면 된다는 얘기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유서에서 이미 '저들을 용서했다'고 한다. 개인 노무현이 용서한 결단을
욕되게 하지 말아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용서가 MB의 사법적 실정법적 사실까지를 용서한 건 아닐 테니 이 둘을 헷갈려 버리면 MB의 꼼수에 말리는 것은 물론 정의를 세우는 적폐청산 작업도 꼬이게 된다.

자, 이제 노무현은 가슴에 묻어두고 법과 정의에 집중해야 할 때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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