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3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의 국정감사에서 질의 하고 있다. 2017.10.23/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3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특사 파견으로 불거진 아랍에미리트(UAE) 논란에 대해 "이미 박근혜 정부 때 양국(한국-UAE) 간의 신뢰에 문제가 생겼다는 경보가 발생이 됐고, 그것을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 수습하는 형국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김종대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명박 정부 당시) 원전을 수주하고도 계속 양해각서(MOU) 체결이 지연되다가 박근혜 정부 초기에 와서야 겨우 한국과 UAE 간에 군수·군사 지원협정이 체결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2009년 원전 수주 당시 UAE가 요구한 것은 '상호방위조약'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있는 한국이 중동국가와 상호방위조약을 맺을 수는 없었던 상황. 

국방부는 조약에서 한 단계 낮춘 '상호방위협정'을 추진했지만, 외교부가 이를 수용할 수 없어 발효되지 않았다. 결국 협정보다 더 낮은 단계인 '비밀 양해각서'가 박근혜 정부 초기 체결됐다. 

김 의원은 "이건 명칭도 제가 정확하게 말할 수가 없다. 워낙 노출이 안 돼서 정확한 명칭 조차도 지금 확인이 안되지만, 체결된 사항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MOU의 내용이 △국군파병 △장비지원 △교육훈련 △방산기술협력 등 크게 네 가지라고 주장한 김 의원은 "이게 이행하기엔 너무 무리한 내용이라서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 탈이 났다"고 말했다. 

"UAE의 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이란의 군사 위협이 점차 가중이 되고, 예멘 내전 등 아랍 정세가 굉장히 불안정해짐에 따라 UAE는 군사력 현대화를 가속화하길 원했던 것 같다"며 "그런데 원전을 수주한 대가로 지원해야 될 요구사항이 한국에 자꾸 쌓이기 시작했다"는 설명. 

김 의원은 "그런데 우리는 이란하고도 관계가 있고 또 아랍의 분쟁에 연루될 위험이 고조되다 보니까 우리가 이 협정을 다 이행하기에는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남의 나라 분쟁에 연루될 수도 있는 이런 민감한 지정학적 문제에,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했다면 이거는 상당히 중대한 문제다. 우선 동맹국인 미국부터 한국에 상당한 관여를 하려고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같은 추정의 배경에 대해 "현 정부가 기밀을 제공하지 않아도 거의 8년 이상 이 문제를 추적해 왔다"며 "지난 8년간 군사잡지에서 수도 없이 썼던 내용이다. 최근에 입수한 내용은 외교부와 국방부에서 이걸 담당했던 사람들이 많이 퇴직했다. 그러다 보면 당시 이야길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김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문재인 정권의 누군가 구체적인 내용을 유출시켰다"며 물타기를 시도했는데,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이 문제 진상규명을 하라고 외친 당이 누구인데 이제 와서 진상을 얘기하니까 거꾸로 국가기밀을 말하냐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과거 정부 적폐가 드러날 만하니까 말바꾸기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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