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TF(태스크포스) 위원장이 31일 서울 세종대로 외교부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17.7.31/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지난 2015년 12월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 및 불가역적 해결'을 명시한 박근혜 정부의 한일 양국의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의 해명과 달리 거짓투성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면 합의가 없었다"는 윤 전 장관의 해명과 달리 비공개 부분이 다수 포함돼 있었고, 특히 논란이 됐던 '최종적 및 불가역적 해결'이라는 표현 역시 박근혜 정부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태규 한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검토 TF 위원장은 2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위안부 합의는 고위급 비공개 협의에서 주로 이뤄졌고 국장급 협의는 조연에 불과했다"며 "고위급 협의 개시 이후 국장급 협의는 역할이 제한적이었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양국 간 합의 내용에는 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에 발표한 공개합의 내용 외에 '소녀상', '제3국 기림비', '성노예 표현'과 같은 비공개 내용이 동시에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대협 등 민간단체의 활동과 관련 내용도 비공개 부분에 포함돼 있었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관련 단체가 이견을 표명할 경우 이를 설득하기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은 지난해 1월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한일 간 비공개 합의문이 있느냐"는 김한길 당시 의원의 질문에 "제가 아는 한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회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오 위원장은 또 "'불가역적'이라는 용어는 협상 과정에서 한국 쪽이 먼저 사용했다"며 "한국 쪽은 사죄의 불가역성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했으나, 애초 취지와는 달리 합의에서는 해결의 불가역성으로 맥락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죄의 불가역성을 강조하고자 내각 결정을 거친 총리의 사죄표명을 요구했다. 오 위원장은 "한국 쪽의 이러한 요구는 일본의 사죄가 공식성을 가져야 한다는 피해자 단체의 의견을 참고한 것이었다"며 "피해자단체는 일본이 그간 사죄를 한 뒤 번복하는 사례를 반복했다면서 일본이 사죄할 경우 되돌릴 수 없는 사죄가 될 것임을 강조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쪽이 불가역적이라는 표현과 최종적 해결을 연계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합의 결과를 발표할 당시엔 해결의 불가역성으로 의미가 변했다. 오 위원장은 "외교부는 잠정 합의 직후 불가역적 표현이 포함되면 국내적으로 반발이 예상될 것이므로 삭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합의 결과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일본 쪽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를 번복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불가역성'의 맥락이었는데, 위안부 문제 합의를 번복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불가역성'으로 맥락이 변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오 위원장은 일본정부 예산 10억엔 출연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며 "TF는 한일 외교당국의 협상 과정에서 한국정부가 피해자로부터 돈의 액수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는 기록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정부의 책임과 사죄, 보상이라는 3대 핵심사항과 불가역 및 최종적 해결 확인, 소녀상 이전 노력, 국제사회에서 비난·비판 자제 등이 '맞교환'되는 형태로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이 위안부 TF의 결론이다. 오 위원장은 "일본이 다른 조건을 걸지 않고 자발적으로만 하는 조치는 아니었던 것"이라고 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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