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서울=포커스데일리) 최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척당불기(倜儻不羈)' 액자가 2010년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정치권에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2일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가장 큰 이유는 돈을 건넨 핵심 증인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이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씨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지시로 지난 2011년 6월11일에서 30일 사이 의원회관 홍준표 의원실에서 홍 대표에게 1억 6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건넬 당시 의원실에서 '척당불기'라고 적힌 액자를 봤다고도 했다. 

홍 대표 측은 척당불기라는 액자는 의원실이 아닌 당 대표실에 걸려 있었던 것으로, 당 대표실에는 '의자제세(義者濟世)'라는 액자가 걸려 있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윤씨의 주장을 증빙하지 못했고, 윤씨의 증언은 증거로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25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가 지난 2010년 홍준표 당시 의원의 의원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영상에서 '척당불기'라는 글자를 발견하면서 검찰의 부실 수사 및 오심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대법원 무죄 판결을 돌이킬 순 없지만, 홍 대표가 이와 관련된 해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홍 대표 측이 법정에서 거짓 주장으로 재판부를 기만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은 27일 백혜련 대변인의 논평에서 "대법원 판결 이전에 해당 영상이 공개됐다면 결과가 충분히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라며 "홍 대표가 법정에서 거짓을 말했다면, 비록 무죄 선고를 받았을지라도 재판부를 기만한 것에 대해 정치적,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백 대변인은 "만에 하나, 의원실에 '척당불기' 액자를 건 적이 없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영상 속의 액자는 대체 무엇인지 홍 대표는 국민 앞에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돈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 제1야당 대표가 신성한 법정에서 재판의 핵심 증언을 탄핵하려고 거짓말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만으로도 대표님은 국민을 대표하고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지키는 공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그만 대표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라"며 "그것이 대표님께서 인간으로서 품격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마지막 길이다"라고 권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저작권자 © 포커스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