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포커스데일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무죄를 확정받은 것은 핵심 증인인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의 진술의 신빙성 때문이다. 돈을 전달했다는 핵심 증인인 윤씨의 주장을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것. 

앞서 1심은 홍 대표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윤 전 부사장의 진술 내용이 추상적이고 많은 부분은 경험이 아닌 추론만을 진술한 것"이라며 "진술 자체에 납득되지 않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부사장의 진술 내용이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이른바 '척당불기(倜儻不羈·뜻이 있고 기개가 있어 남에게 얽매이거나 굽히지 않는다)' 논란이다. 

25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홍 대표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한 윤씨는 "돈을 건넬 당시 홍준표 의원실에서 이 글씨를 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대표 측은 "그 액자는 의원실이 아닌 당 대표실에 걸려 있었다"고 맞섰다. 

검찰에 따르면, 홍 대표가 윤씨로부터 돈을 수수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기는 지난 2011년 6월11일에서 30일 사이다. 홍 대표는 지난 2011년 7월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됐는데, 여기에서 논란이 발생한다. 

홍 대표 측의 주장대로 당 대표실에 해당 글씨가 걸려 있었다면, 2011년 6월 의원회관 의원실에서 돈을 건넸다고 주장한 윤씨 주장의 신빙성에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 것. 검찰은 법정에서 윤씨의 주장을 증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뉴스타파가 발견한 2010년 8월4일 MBC가 찍은 영상에서 '척당불기' 액자가 홍준표 당시 의원실에서 확인된다. 홍 대표는 안상수 당시 당대표의 당직인선안에 반발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는데, 해당 영상에서 글씨가 확인된 것. 

윤씨는 뉴스타파에 "홍준표 의원실에서 척당불기를 본 것은 분명하다. 검찰에서도 처음부터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평소에 한자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사람 인(人) 변에 두루 주(周)자가 합해져서 척자로 읽힌다는 것이 나에게는 신기하게 느껴졌다. 나중에 사전을 찾아보기도 했다. 법정에서 홍 대표 측은 척당불기는 의원실이 아닌 당 대표실 내실에 걸려 있는 글자였다고 주장했고 재판이 끝날 때까지 같은 주장을 반복했다. 하지만 난 당 대표실 내실에는 들어가 본 적도 없다. 홍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내가 꿈에서 그 글씨를 봤다는 얘긴가"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성완종 리스트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은 이미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 받았다. 향후 검찰의 부실수사와 이에 따른 오심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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