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이틀 연속 급등하며 2000만원을 넘어선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가상화폐 오프라인 거래소 코인원블록스 대형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 그래프가 보이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따르면 8일 오전 7시께 비트코인은 2250만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달성했다. 2017.12.8/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정부가 시세가 널뛰기 하는 가상통화 때문에 고심이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를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위기 의식이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당국은 물론 청와대와 국무총리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수석보좌관회의에서는 가상통화 동향 및 대응 방향에 대한 검토가 있었다"며 "정부는 가상화폐 관련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관리하면서 필요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규제는 이미 예견된 바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2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청년, 학생들이 빠른 시간에 돈을 벌고자 가상통화에 뛰어든다거나 마약거래 같은 범죄나 다단계 같은 사기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법무부 등 관계부처가 이 문제를  들여다볼 때가 됐다. 이대로 놔두면 심각한 왜곡현상이나 병리현상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라며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정부의 규제 움직임이 보도된 이후 지난 8일 개당 2400만원을 돌파했던 비트코인 거래 가격은 주말 이틀 사이 1400만원 미만으로 급락했다. 손실을 봤다는 투자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마련할 구체적인 규제 방안과 투자자 보호 장치에 눈길이 모인다.

지난 9월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 회의는 정부의 대응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당시 합동 TF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가 "당초 개발 목적인 교환의 매개로서의 활용은 미미한 수준인 반면, 최근 거래량·변동성은 과도한 양상"이라며 단순 투기의 수단으로 전략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마약거래, 랜섬웨어 등 불법거래나 유사수신·다단계와 같은 사기범죄에 활용되는 사례가 증가했다"면서 자금세탁·탈세 등 추가범죄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위원장은 "현 시점에서 가상통화는 화폐통화나 금융상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가상통화 거래가 무분별하게 이뤄질 경우 금융거래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TF는 단기적으로 가상통화 취급업자(거래소)의 이용자 정보를 확인하고, 이용자 본인계좌에서만 입·출금되도록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가상통화 거래소 이용자가 입·출금 거래를 할 경우 은행이 의심스러운 유형에 한해 당국에 보고하게 된다.

TF는 "가상통화의 가치를 정부·금융기관이 보장해줄 수 없으므로 가상통화 거래를 금융업으로 포섭해 공신력을 부여하기 어렵다"면서도 "가상통화 취급업자의 성격이나 인가·과세 문제 등 국제적 공감대가 확립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각국 정부, 국제 기구 등의 논의·규제 동향을 보면서 면밀히 분석하고 충분한 논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가상통화 합동단속반 등을 구성해 가상통화와 관련된 다단계·유사수신 등 사기범죄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국회에서도 비트코인 논의가 한창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대표발의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박 의원 등은 "현행법상 가상통화의 정의와 거래에 대한 규정이 없어 이용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가상통화의 정의 규정을 마련하고, 취급업의 인가 등에 대한 규정을 신설함과 동시에 이용자 보호를 위한 의무와 금지행위 등을 규정함으로써 가상통화 이용자를 두텁게 보호하려는 것"이라며 입법 취지를 밝혔다.

개정안은 가상통화 거래업자로 하여금 가상통화 예치금을 예치기관에 예치하거나 피해보상 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한편 시세조종 및 자금세탁 행위 금지, 이용자에 대한 설명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현재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11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해 "가상통화 암호화폐가 화폐냐, 아니면 주식과 같은 금융자산이냐는 건 전문가도 입장이 정립이 안된 상태"라면서 "여기에 섣부른 규제를 도입하는 건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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