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로 밝혀진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비자금 의혹을 제보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 최고위원은 "해당 일간지의 보도 내용에 대해 명예훼손 고소와 함께 적절한 법적 대응을 강구할 것이며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진위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7.12.8/뉴스1

(서울=포커스데일리) 11일 주성영 전 한나라당 의원과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 사이에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주 전 의원은 2008년 국회 국정감사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주 전 의원은 의혹의 근거가 된 '가짜' 양도성 예금증서(CD) 사본을 박 최고위원이 자신에게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박 최고위원은 그런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쟁점별로 이들의 입장을 정리했다.

◆"줬다" VS "안줬다"

주성영 전 의원은 "100억원 CD(사본)은 2006년 초 박 최고위원이 '김 전 대통령 비자금이 틀림없다'고 하면서 나한테 준 것이 맞다"고 경향신문 11일자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주 전 의원에 따르면 박주원 최고위원은 "중소기업은행 김모 부장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가 이 모양이냐'며 찾아와 CD를 줬다"며 가짜 CD 사본을 전달했다. 박 최고위원은 "김 부장을 보호해야 한다"며 주 전 의원과 만난 자리에는 데려오지 않았지만, "김 부장이 은행을 그만두면 국회 증언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 전 의원은 박 최고위원의 말이 계속 바뀌었다고 짚었다. 주 전 의원이 2008년 국감에서 의혹을 제기하기 직전에 박 최고위원은 "(김 부장이) 아직 은행 재직 중이라 (증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고, 8일 통화에서는 "사실 CD 제공자는 모 대학총장"이라고 번복했다는 것이다.

반면 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주 전 의원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박 최고위원은 "당시 정계를 뒤흔들만한 내용이 담긴 정보를 2006년 2월에 받았다면 2년 동안 간직하다가 2008년에 그 의혹을 제기한 것"이라며 "저는 그런 내용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제가 대검찰청에서 근무할 때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평소 알고있는 검사나 수사관들과 함께 이런저런 자료를 함께 공유하기는 했다"면서도 "(검찰) 퇴임 이후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김 전 대통령 비자금 관련 자료를 (주 전 의원에게) 주고, 여러 문건을 박스째 전달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이거야말로 '짝퉁 제보 조작 사건'"이라고 말했다.

◆"알았다" VS "몰랐다"

주 전 의원은 2006년 당시 보좌관으로부터 "한 주간신문 기자를 통해 박주원이라는 사람이 의원님을 만나고 싶어한다"고 전달받았고 밝혔다. 주 전 의원은 "나는 그 전까지 박주원이라는 사람을 전혀 몰랐다"며 "이후 몇 번의 면담과 전화통화를 거친 뒤 박 최고위원이 김 전 대통령 비자금 자료를 줄테니 자신의 강남 사무실로 와달라고 요구했고, (자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 전 의원은 "당시 밤 늦게 찾아간 박 최고위원의 사무실은 도곡동 타워팰리스 부근에 있었다"면서 "박 최고위원은 내게 '틀림없는 김 전 대통령 비자금'이라고 몇 번이나 확언했다"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와 반대로 박 최고위원은 주 전 의원과 원래 알고 지냈던 사이라며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주 전 의원은) 제가 검찰에 근무할 때도 알고 지냈던 분"이라며 "아마 그 분도 (거짓말을 하는) 무슨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박 최고위원은 "'박스'를 전달받았다는 강남 사무실 또한 존재하지도 않는 공간"이라면서 "안산시장 재임 시절이라서 안산에 있었고, 강남에는 제 사무실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평소처럼 주 전 의원을 만났다면 커피숍이나 어느 식당에서 만났을 것"이라며 "커다란 박스가 어디에 있었겠느냐"고 물었다.
 
◆"회유했다" VS "녹취록 있다"

주 전 의원은 박 최고위원으로부터 회유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최고위원이 김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제보자로 언론에 공개된 후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와 '자기의 진술에 맞춰 얘기를 해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이에 주 전 의원은 "검찰에 기록이 다 있는데 어떻게 부인하느냐. 나는 언론과 접촉을 안할 테니 당신이 알아서 하라"고 답했다는 것이 주 전 의원의 주장이다.

반면 박 최고위원은 "엊그제(9일) 제가 주 전 의원과 통화도 한 번 했다"면서 "(주 전 의원이) 본인 입으로 저에게 터무니 없는 사건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박 최고위원은 통화 당시 주 전 의원이 자신에게 "미리 틀을 짜놓고 거기에 주성영과 박주원을 끼워 넣었다"면서 "그런 보도는 용납할 수가 없다. 만약 보도한다 그러면 내가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주 전 의원이) 정치를 떠난 사람을 붙잡고 아주 옛날 일을 가지고 걸고 있는데 자기들 편리하게 입맛에 맞게 조작했다는 내용을 얘기했다"면서 "무슨 말을 맞춰달라고 하느냐. 제가 녹음 다 해 놨다"고 말했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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