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신상진 과기정위원장을 대신해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경민의원에게 선서문을 전달하고 있다. 방문진은 지난 26일 MBC 사장 인사권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 보궐 이사에 정부·여당 위원들이 추천한 인사 2명을 선임했다. 이로써 방문진 이사 9명 중 정부·여당 추천 인사가 5명이 됐고 MBC 경영진 교체도 언제든 가능해졌다. 그러자 자유한국당은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날치기 폭거"라며 국정감사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2017.10.27/뉴스1

자유한국당의 불참한 국정감사에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27일 충돌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 이사장은 이날 오후 신 의원이 답변 태도를 지적하자 "똑바로 해라, 진짜"라고 맞받았다.

고 이사장이 이날 오전 국감 일정이 끝난 뒤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것이 발단이 됐다. 한국당은 방송통신위원회의 방문진 이사 선임에 반발해 국감을 보이콧 중인 상황.

한국당 소속 신상진 위원장의 불참으로 과방위원장 대행을 맡은 신 의원은 "고 이사장은 오늘 국감 기관 증인"이라며 "처신과 발언에 굉장히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이사장은 "가면 안되는 데 였나"고 반문했다.

신 의원은 "국감을 거부하는 정당 의총에 연사로 출연했다. (의총은) 사적인 게 아니고 공적인 자리"라며 "제대로 된 처신이냐"고 물었다. 고 이사장은 또 다시 "가면 안되는 데 였나"고 되물었다.

고 이사장은 웃으며 "쉬는 시간에 가는데 무슨 문제가 되는 건지 전혀 이해가 안된다. 한국당이 MBC 사태에 대해 알고 싶다고 해서 갔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 의원은 "고 이사장은 오늘 국감 기관 증인이다. 그냥 증인도 아니고, MBC를 감시·감독하는 방문진의 증인이다. 그게 제대로 된 처신이냐"고 주의를 줬다.

고 이사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고 이사장이 "증인은 거기 가면 안된다는 규정이 있나? 미리 주의를 주셨나"고 묻자, 신 의원은 "미리 주의를 줘야 가고 안가고… 연세가 어떻게 되나? 어디에 대고 항의하느냐"고 질타했다. "무엇이 잘못됐느냐? 증인에게 그런 말투가 어디 있느냐"며 고 이사장이 재차 따지자, 신 의원은 "무엇이 잘못됐냐고? 무엇을 잘했냐? 똑바로 해라"고 발끈했다.

고 이사장은 오히려 "아니, (신 의원이) 똑바로 해라, 진짜"라고 맞받았다. 신 의원이 "지금 뭐라그랬나? 나보고 똑바로 하라고?"라며 황당해하자, 고 이사장은 "나보고 똑바로 하라니까 같이 똑바로 하자"고 제안(?)했다.

결국 신 의원이 폭발했다. "가만 있어봐. 잠깐만, 잠깐 정회하겠다. 증인 좀 잠깐 (얘기하자)"며 의사봉을 내려놓고 신 의원은 고 이사장에게 다가갔다. 신 의원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고 이사장을 향해 3분간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은 끝에 국감을 재개했다. 신 의원은 "고 이사장의 얘기는 상식을 벗어난다. 상식을 가지고 답변하고 처신하라"고 사태를 마무리했다.

백준무 기자  jm.100@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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