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사진은 지난 대선 당시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 2017.4.25/뉴스1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논의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지난 18일 두당이 통합할 경우 정당 지지율 2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 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을 면담까지 진행하며 논의가 급진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당 호남계 의원들이 '탈당' 등을 거론하며 강경하게 맞섰고, 전당대회를 앞둔 바른정당 내에서도 통합 논의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통합' 논의는 당분간 잦아들 모양새다. 이들은 먼저 정책연대부터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중진의원들은 24일 오전 조찬을 함께 하며 통합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통합보다는 정책연대를 먼저 추진하고 이후 선거연대와 통합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바른정당과 통합을 얘기할 때가 아니고, 정책연대 나아가 정책연대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선거연대까지도 추진해볼 수는 있겠다는 것"이라며 "통합은 그 이후의 모든 조건들이 맞아 떨어졌을 때 추진해야 될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여론을 보면 문재인 정부의 독선적 국정운영에도 상당히 비판적이지만, 또다른 한편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민의당이 협조해야 한다는 여론도 상당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어 "당내 의견도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상당하지만, 또 통합에 반대하는 의견들도 상당하다는 게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도 충분히 당내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유승민 의원이 내건 조건에 대해선 "호남 지역을 탈피해야 한다든가, 햇볕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든가, 차이를 너무 크게 보는 상대방과 어떻게 통합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바른정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대가 다음달 13일로 다가온 상황에서 통합 논의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23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당대회 전까지는 합당 논의를 자제해주길 바란다"며 "자유한국당 합당파든, 국민의당 합당파든 전대에서 자신의 비전과 노선을 갖고 대논쟁을 하길 촉구한다"고 했다. 당이 갈라진 상황에서 전대를 통해 서로의 노선을 심판받자는 것. 

하 최고위원은 "전대의 단합된 힘으로 낡은 정치 질서를 우리당이 단합해 바꾸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전대 전까지는 어떤 합당 논의든 자제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진수희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도 우리 당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고 시점도 적절하지 않다"며 "공당으로 국민께 약속한 전대까지는 일체 통합 관련 논의도, 논의를 위한 만남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최고위원은 "예정대로 전대를 치르고 제2창당의 마음을 갖고 새 지도부를 출범해야 한다"며 "그 후 개혁보수의 가치를 하는 데까지 하고 그 때 가서 국민의 평가나 심판을 받자는 말을 간곡히 드린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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