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92억 뇌물' 관련 80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5월 첫 재판 이후 반년여 만에 법정에서 처음으로 입을 열고 검찰의 추가 구속영장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인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추가 구속이 곧 유죄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2017.10.16/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17일 사의를 재고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아마 좀 곤란할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16일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에 반발해 변호인단을 총사퇴했다. 재판부는 사퇴 재고를 요청했다. 

변호인단 소속 도태우 변호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면서 "지금 사의 표명이라든지, 박 전 대통령님 말씀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전혀 즉흥적이라거나 그런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 변호사는 "재판부의 논리는 결국 증거인멸이라는 부분"이라며 "SK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사실상 SK 뇌물요구와 관련해서는 최태원 회장이라든지 주요 임원, 또 요구했던 재단측 사람들 모두 심리가 끝난 상태"라고 했다. 

이어 "저희들로서는 박 전 대통령의 소회에도 나왔듯이 사법부의 독립을 소중히 지켜줄 것이라고 믿고 진행해 온 과정"이라면서 금번 추가영장 발부에 이르러서는 정말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굉장히 흔들리게 만드는 그런 사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변호사 없이는 재판 자체를 열지 못한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의 관련 서류는 약 12만쪽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선 변호인 선임 절차 등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재판 지연 작전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도 변호사는 이에 대해 "피고인 본인(박근혜)이 그것을 의도할 사유가 없다고 본다. 재판 지연이라는 것은 결국은 구금 상태가 계속되는 연장이다"라고 했다. 

도 변호사는 구속 연장 심사에 앞서 청와대에서 세월호 보고 시점 조작 문건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도 변호사는 "특히 추가영장 발부 결정을 며칠 앞두고 다시 청와대의 캐비닛 문건이라면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특별 브리핑을 하기도 했는데, 이런 부분이 과연 전혀 영장을 생각하지 않고 이뤄진 일일까 이렇게 의심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namuui@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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