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에 크레인이 멈춰서 있다. 이날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경주 스위트호텔에서 신고리 5·6호기 일시중단을 결정했다. 지역주민들은 원전 건설 중단으로 지역경제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2017.7.14/뉴스1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지난 24일 공식 출범했다. 공론화위원회는 3개월 동안 설문조사와 배심원단 구성 및 운영, 각종 공청회와 토론회 실시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정부는 결정을 그대로 수용할 방침이다. 

청와대는 공식 페이스북에 '탈원전 카드뉴스' 시리즈를 올리며 탈원전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6월29일과 7월24일에 이어 25일에도 탈원전 카드뉴스를 통해 탈원전과 공론화위원회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속도를 내자 야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중단 절차와 공론화위원회의의 중립성을 지적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당내 별도의 탈원전 대책팀을 설치했다. 추경에 이은 대(對)정부 2라운드가 시작될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사실상 탈원전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탈원전 정책을 '무대책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정 원내대표는 17일 원내상황점검회의에서  "자칫 국가 에너지 수급에서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 중단 등 급격한 원전 중단 조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의 맥을 끊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수많은 관련 기업과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없앨 뿐만 아니라, 국가 에너지 수급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당 탈원전대책위원장을 맡은 이채익 의원은 24일 공론화위원회 출범을 두고 "전문가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국회에 보고도 없이 밀어붙이는 졸속 원전 정책"이라며 반대했다. 이어 "정치적 의도와 편향된 주장이 에너지 정책의 근간을 뒤흔들고 오랫동안 지켜온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식 탈원전 자체보단 정책 추진 속도에 제동을 걸었다. 바른정당은 최종적으로 국회의 의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언주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개인적으로 탈원전을 찬성하지만 속도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공론화위원회에서 탈원전 의사를 결정하는데 헌법 정신에 따라 국회의 논의를 거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절차"라며 "정당성과 정통성이 공론화위원회에 있는지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따져보고 절차를 제대로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당내 탈원전 대책TF를 설치했다. TF 팀장은 손금주 의원이 맡았다. 손 의원은 25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공론화위원회는 시민배심원단과 함께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전문성도, 법적 지위도, 국민에 대한 대표성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26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공론화위원회의 시민배심결과를 그대로 수용해 결정할 거면 대통령과 정부, 국회는 필요없다"며 "공론화위원회의 역할은 소중한 참고의견을 제시하는 것에서 그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독일도 (탈원전 할 때) 에너지윤리위의 토론을 거쳤지만 결론은 국회 표결로 했다"며 "우리도 중대 사안에 대해 국회가 의결해야 한다"고 했다.

문장원 기자  moon3346@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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