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포국제공항 국제선청사에서 한 일본인이 일본 도쿄행 탑승 수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코로나19를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려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아베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일본 언론들마저 아베 총리가 중국과 한국에 대해 입국제한 강화 조치를 취한 데 대해 이례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집권 자민당 내에서조차 아베 총리가 입국 제한 강화 조치와 관련해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향후 대응이 잘못된 결과로 나타날 경우 아베 정권이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지금 타이밍에 돌연 코로나19를 내세워 한국과 중국을 상대로 실질적인 입국 금지를 하기로 한 것은 보수층의 요구에 응한다는 메시지를 자신의 지지 진영에 던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는 지난 9일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제한 조치에 대해 "최종적으로 정치적 판단"이었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참의원에 출석해 한중 입국제한 관련 '전문가 회의에 상정하지 않아도 좋다는 판단은 총리의 지시이냐'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변했다.

아베 총리는 "한중 입국제한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정치적 판단을 했지만, 이것은 물론 저만의 판단이 아니라 외무성 등과도 협의한 후에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중 입국제한에 '과학적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에 대해서는 현재도 감염자가 급증하는 곳"이라며 자국의 심각한 상황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했다.

아베 총리는 '왜 이탈리아는 포함되지 않았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이탈리아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필요가 있다면 우리도 주저 없이 판단하겠다"고 답변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 포커스데일리 창간4주년 특집인터뷰 2019.08.10 이수진 기자 bright74@ifocus.kr

앞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8일 일본 우파들이 '혐한'(嫌韓) 차원에서 주장한 한국인 입국금지를 수용한 아베 총리에 대해 "지지율 올리겠단 속셈"이라며 비판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 우파들이 아베에게 중국인 입국금지를 요구했다'는 내용의 일본 현지 언론의 기사를 공유했다.

호사카 교수는 "우파들은 한국인 입국금지를 ‘혐한’차원에서 주장해 왔는데 그것도 수용한 게 아베가 혐한을 이용해 지지율을 올리겠단 속셈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우파들은 ‘코로나19’를 여전히 우한폐렴·중국폐렴·우한바이러스 등으로 부르고 있다고 하니 한국 측 보수야당과 똑같다는 사실에 경악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호사카 교수는 "아베정권은 머지않아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한국발 입국자를 2주간 격리하는 조치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일본 정부에 대한 상응조치로 9일부터 일본발 입국자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하기로 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 페이스북 캡쳐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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