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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사모펀드 관련 증거인멸죄 성립 안돼"재판부 "변호인의 주장이 부당하다면 의견서 내줄 것"
"타당하다면 검찰은 공소사실 변경할 것"
  • 이현석 기자
  • 승인 2020.02.12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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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시민들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1심 속행공판 방청권을 받기 위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등 혐의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정 교수의 변호인은 "사모펀드 의혹 관련 증거인멸 혐의는 사실관계도 틀렸지만, 근본적으로 죄의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이날 공판에서 코링크PE 이사 임모씨와의 텔레그램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적극적인 반박에 나섰다.

당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 내용 파악을 위해 연락했다는 변호인 측의 반박이다.

앞서 검찰은 코링크PE의 임직원간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며 "(정 교수가) 청문회 대비용 허위자료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 교수측이 제시한 문자를 고려해보면 검찰의 주장과 배치된다.

변호인 측은 청문회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내용 파악을 위한 연락'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 한투증권 PB 김경록차장에게 확인을 거쳐 코링크PE 이사 임모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주고받은 문자를 공개했다.

정 교수 측은 "청문회때 정치적으로 반대편인 야당을 통해 가로등 업체 웰스씨앤티 등을 통해 부풀린 것 아니냐 등 여러가지 의혹이 제기됐다"면서 "(당시) 조 후보자나 청문회지원단으로부터 '의혹이 사실이냐' '내용이 어떻게 된 거냐'를 물었고 (정 교수 입장에선)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하고 사실관계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조범동 등 코링크PE 인사들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정 교수가 임 이사에게 "유선상으로 말씀드린 내용을 정리해보겠다, 꼭 팩트에 기초해 답변달라"고 문의한 내용도 공개했다.

특히 정 교수 측은 "피고인이 내용을 다 알고서 어떤 방향으로 유도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코링크PE 관계자들에게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 물어본 것이고 이런 관계를 전혀 알지 못하고 청문회 국면을 맞이했다는 걸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일 열린 3차 공판기일에서 코링크PE 이모 이사와 이모 부장간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고 "정 교수가 남편 인사청문회 허위자료를 만들어 국민과 문재인 대통령을 기망한 중대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이날 변호인 측은 "증거인멸죄로 기소하려면 본죄(本罪)가 무엇인지 기소를 해야 범죄가 된다"며 "그 부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형법상 증거위조·은닉 등을 포함한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가 그 대상이 된다.

사모펀드와 관련해 검찰은 정 교수가 코링크PE가 가족펀드임에도 조 전 장관의 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실을 숨기도록 코링크PE 직원 등에게 관련 자료의 인멸·위조를 교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변호인은 애초에 문제가 되는 '형사사건'이 없는 만큼 증거인멸죄도 성립하지 않는다며 혐의의 전제를 부인했다. 

정 교수의 요구에 따라 코링크 측에서 조 전 장관의 청문회 준비단에 정 교수 동생의 이름이 삭제된 투자자 명단을 제출한 것에 대해 변호인은 "정치적 공격을 원치 않는 정 교수의 희망대로 한 것이 범죄에 기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 업계에서 출자자 정보는 속된 말로 '목숨 걸고'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처를 알면서도 '블라인드 펀드'라고 속였다는 검찰의 주장과 관련해선 "관련한 허위 내용이 없을 뿐 아니라, 블라인드 펀드인지 아닌지 자체가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사모펀드가 결국 주식투자를 우회적으로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 금지돼야 한다는 일반론은 가능하고, 정치적으로도 비판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가족펀드라거나 투자 대상 기업이 정해져 있다고 해서 그 사모펀드를 공직자윤리법상 금지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 없는 살인사건과 비교해 위조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논리의 비약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검찰은 "살인에 비교해보자면 살인사건 피의자가 현장에 간 사실 자체는 죄가 되지 않지만, 자기 범행의 전제가 되는 살인 현장에 간 사실을 숨기려 CCTV 화면 등을 숨기려 했다면 당연히 살인사건에 대한 증거인멸이나 위조가 성립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이 부당하다면 의견서를 내주시고, 타당하다고 판단된다면 공소사실을 변경해 관련 형사사건이나 징계사건을 특정해 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앞서 이 사건 본 재판이 열리기 전 다섯 차례에 걸쳐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번번이 재판부에 의해 공소장 변경 불허 등 지적을 당한바 있다. 

한편 정경심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등 사건을 맡고 있는 재판부 등이 변경된다. 대법원은 지난 6일 전국 각급 법원 판사 922명에 대한 전보인사를 단행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정 교수 사건의 재판장인 송인권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서울남부지법으로 이동한다.

공소장 변경 불허 등을 이유로 검찰과 마찰을 빚어온 송 부장판사는 근무연한 3년을 다 채워 인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관심을 모았던 정경심 교수에 대한 보석 결정은 송 부장판사가 변경되는 새로운 재판장에게 미뤄 다음 재판부 구성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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