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폭우가 내린 부산에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과 식당 건물을 덮쳐 4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돼 구조작업 중이다.<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전국이 물난리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강원 영동지역과 대구와 경북, 울산, 부산 등을 관통하면서 인명피해 열차 탈선, 산사태, 침수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모두 6명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서울시 등 전국 지자체는 이날 예정된 행사는 물론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각종 예정된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개천절인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등을 요구하는 장외 집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전국이 난리인데 이 곳만은 예외인가 보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당원 등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황 대표는 전날 "비가 오고 버람이 불어도 한다"며 태풍으로 인한 악천후에도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달 2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국 파면' 집회/자유한국당

이날 비슷한 시간 대한문, 서울역 등에서도 보수단체들이 동시다발로 비슷한 집회를 열고 세 과시를 하겠다고 단단히 벼른다고 한다. 

이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상상할 수 없는 물 폭탄과 강풍으로 큰 피해를 당한 지역 주민들이 망연자실한 상황에서 정쟁에만 매달리는 작태에 쓴소리를 보내고 있다.

특히 한국당은 각 지방에 공문을 내려 보내 집회 참석을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참석 인원 확보를 위해 인증 샷까지 첨부해 보고하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집회엔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도 합세한다고 한다. 한국당과 합세해 총 동원령을 내리고 세 과시에 몰두한 모양새다. 

하지만 지금 총 동원령을 내려야 할 곳은 광화문이 아니라 태풍으로 초토화된 수해지역이라는 지적들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만 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고 한다. 중대본에 따르면 부산은 산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등 4명이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이들 지역은 전통적으로 한국당 지지층이 두터운 한국당 텃밭 아닌가. 사정이 이럼에도 피해 현장 복구는커녕 의원들이 모두 광화문으로 몰려간다고 하니 답답하고 한심할 따름이다. 

역대급 태풍 피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정쟁에만 매달려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는 한국당의 눈먼 정치행태를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할지 그 책임 역시 오롯이 한국당 몫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한국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장외집회로 달려 나갈 게 아니라 당장 피해주민들을 찾아가야 한다.

하늘이 열렸다는 개천절 날, 하늘이 뚫려 침수된 집을 두고 대피해 있을 피해 국민들은 과연 정치가 무엇인지 정치 혐오를 느끼며 한숨 내쉬고 있을지도 모른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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