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의 공동발표문을 두고 막판 조율이 한창이다. /청와대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연장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연장지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의 이메일 질의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 가능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공동 노력에서 중요한 수단"이라며 "연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GSOMIA는 한국 정부가 군사정보 분야에서 일본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의 회동에서도 이 문제를 둘러싸고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발표문에 일본의 '화이스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데 대한 우리의 입장 표명을 밝히는 데 있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연장을 연계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일 무역 도달에 일본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논리다.

한일 군사보호협정은 일본과 유일한 군사분야에 관한 협정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협정의 유효기간은 1년이지만 기한 만료 90일 전(올해는 8월 24일) 협정 종료 의사를 서면 통보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1년이 연장된다. 

일본의 경제도발 조치가 처음 시행됐을 때만 해도 이 협정의 연장 여부가 도드라지지 않았으나, 추가 보복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이 추가 보복조치를 단행하고, 실제 정부가 이 협정을 대응카드로 내세울 경우 '경제갈등'이 한 차원 높은 '안보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 내에서는 일단 GSOMIA를 유지한다는 기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일본 정부의 추가 조치 강도에 따라서는 상황이 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GSOMIA 연장 여부는 한일 뿐 아니라 미국 측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측은 최근 한국의 외교 당국에 "GSOMIA가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외교부 당국자가 소개한 바 있다.

국방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GSOMIA에 따른 정보는 2016년 11월 23일 이 협정이 발효된 이후 지금까지 북한 핵과 미사일 분야에 국한되어 교환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한반도를 커버하는 미국 위성의 사각 시간은 존재한다"면서 "일본 정보수집 위성이 이 사각 시간을 커버할 수 있으므로 일본 정보는 유용하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현재 GSOMIA의 연장 여부에 대해 GSOMIA의 효용성, 안보협력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청와대 입장은 상황에 따라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18일 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과의 회동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재검토 여지를 밝혀다고 한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자신의 'GSOMIA 파기 주문'에 대해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 관계자들이 직접 크게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문제가 중요하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일본의 경제도발로 촉발된 한일간의 갈등이 GSOMIA 연장을 둘러싸고 한미일 3국간의 복잡한 셈법을 반영하고 있는 양상이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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