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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나경원 삭발 청원 '웃어야 하나'
  • 남기창 기자
  • 승인 2019.05.03 15:22
  • 댓글 1
황교안 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2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전, 대구, 부산까지 당원들을 만나고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사진=자유한국당>

(서울=포커스데일리) 남기창 기자 = '나경원 삭발 청원'이 정치권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다.

아무리 작금의 정치 현상을 풍자하는 화두라 하더라도 뒷맛이 개운치만은 않고 씁쓸함마저 느끼게 한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자유한국당 나경원 대표님도 삭발 부탁드립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와 3일 오후 3시 현재 3만 7000여명이 청원에 동참했다.

이 청원인은 '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의 삭발 안내문 관련 기사를 봤습니다.'라며 '20명의 여성 당원을 삭발에 포함시킨다고 하는데, 정말 구국충정의 결연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나경원 대표님도 꼭 삭발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이번에 삭발만 해주신다면 전 이제부터 민주당을 버리고, 내년 총선 4월 15일에 무조건 나경원 대표님의 자민당을 지지하겠다'고 해 화제가 되고 있다. 

나경원 삭발 청원이 화두로 떠오른 배경엔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삭발식 등 장외투쟁의 강도를 높이는데 왜 나 원내대표는 침묵하고 있느냐는 것이 배경이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갈무리>

이에 더해 시민들은 나경원 삭발 청원 뿐 아니라 황교안 대표도 삭발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민심의 흐름 속에 나경원 삭발 청원은 아니지만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도 이 같은 행보에 동참했다.

황교익은 '삭발투쟁은 대표 단 한 명이 나서서 하는 것이 가장 멋져 보인다. 사진을 보세요.'라며 '대표성이 약한 여러 명이 하니까 투쟁의 결기는 안 보이고 측은함에 찌질함까지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번 삭발식은 원천무효로 하구요, 황교안과 나경원 둘 중에 한 분이 대표로 나서주는 것이 올바르다'라고도 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나경원 삭발하면 내년 총선 무조건 한국당 지지…청원 3만명 이상 동의' 기사를 공유하며 씁쓸함을 표했다.

자유한국당김태흠 의원을 비롯한 4명의 의원과 지역 위원장이 2일 국회 본청 앞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의 부당성을 알리는 삭발식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가뜩이나 지난 2일 한국당 의원들의 삭발을 바라보며 '과연 이들에게 삭발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라며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고 있는 시민들도 많이 눈에 띈다. 

자유한국당 정당 해산 청원에는 3일 오후 17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에도 29만명을 넘어 3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청원에 동참하는 인원이 역대 기록을 경신할 때마다 국민들은 정치 무관심에서 정치 혐오를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지금 시민들이 무지해서 청와대 국민청원에 의미 없는 의사 표시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지적에도 정치권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

법 현실로는 '헌법재판소에 자유한국당 해산 정당해산 심판은 정부만이 제소할 수 있고, 국민은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 자유한국당에 대해 정당해산 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라는 청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은 제대로 알아야 한다. 시민들의 '청원'은 정치권이 역할을 제대로 똑바로 하라는 직접적인 경고의 의사 표시이자 시민의 준엄한 명령이기도 하다.

모처럼 정치인이 화두에 올라 지친 국민들에게 잠깐의 웃음은 주고 있지만 민생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구하기 위해 장외투쟁에 나서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는 뒷맛이 개운치 않아 씁쓸함이 함께 하는 대목이다.

남기창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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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자 2019-05-03 18:06:28

    씁쓸하다니요 맨날 뒷구멍에서 말도 안되는 나베에게 참다 못해 국민들이 직접 챙기는 것입니다.. 지는 안하면서...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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