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확대정상회담 장면

(서울=포커스데일리) 서정석 기자 = 2차 북미정상회담이 28일 결렬되면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으로 대표되는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들의 입김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날 확대 정상회담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 내 최고의 북핵 전문가로 꼽히지만 최근 대북 협상 과정에선 뒤로 물러나 있던 상황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거부감을 의식해 전면에 나서지 않던 볼턴 보좌관이 회담장에서 북한의 다른 핵 시설 문제를 지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틀째인 28일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카운터파트'를 배석시키지 않았다. 

북한이 대북 강경파인 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카운터파트를 제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번 수뇌(정상)회담을 옆에서 보면서 우리 국무위원장 동지께서 미국식 계산법에 대해 이해가 잘 가지 않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부상은 1일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 리용호 외무상의 입장 발표에 이어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에서 "민수용 제재결의의 부분적 결의까지 해제하기 어렵다는 미국 측의 반응을 보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상은 북한측이 이번에 미국에 내놓은 것은 영변 핵단지 전체와 그 안에 들어있는 모든 플루토늄, 우라늄 시설까지도 통째로 미국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할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최 부상은 "역사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던 제안을 이번에 했다"며 "이러한 제안에 대해서 미국측이 이번에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친 것이나 같다"고 말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도 1일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전면적인 제재 해제가 아니고 일부 해제였다"며 미국측인 준비가 안된 것 같다"고 반박했다.

앞서 열렸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결렬 이유에 대한 기자회견 설명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리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엔 제재 결의 11건 가운데 2016∼2017년 채택된 5건, 그 중에 민수경제와 인민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반박했다.

합의문에 서명만 앞둔 상황에서 열렸던 확대회담에 볼턴의 기습적인 참석으로 양측의 배석자 수가 맞지 않았던 이레적인 상황이 협상 결렬을 예고했다는 분석들도 설득력을 갖는다.

서정석 기자  focusgw@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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