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화천산천어축제가 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3일 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사진은 지난해 축제장 전경. /화천군 제공

(서울=포커스데일리) 이현석 기자 =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화천 산천어축제가 5일 개막한 가운데 이른 아침부터 관객이 몰려들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예약 열기도 뜨거웠다. 화천군에 따르면 개막일 예약낚시터는 지난 3일 기준, 5000매의 입장권이 일찌감치 매진돼 온라인 추가예약이 진행 중이다. 

화천군은 얼음 구멍만 2만 개를 뚫어 축제기간중 산천어 200톤, 약 80만 마리 정도를 투입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전국 양식 재배량의 90%가 넘는 분량이라고 한다.

산천어는 화천군에서 서식하는 게 아니고 화천군이 산천어 확보를 위해 20억 원을 들여 전국에 있는 양식장과 사전 계약한 뒤 1년간 키워 공급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축제에 반기를 든 일부 시민단체들은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5개 동물·환경단체들이 5일 산천어 축제 현장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행사의 잔혹성을 지적했다. <사진=동물을위한행동 제공>

'동물을 위한 행동', '시셰퍼드 코리아', '동물해방물결', '생명다양성재단', '동물구조119' 등 5개 동물·환경 단체 연합인 '산천어 살리기 운동 본부'는 산천어 축제의 잔혹성에 문제 제기를 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5개 단체는 "산천어 축제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고통받는 대상인 산천어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쳐놓은 테두리 속에 갇혔다가 잡혀 죽는다"며 "오로지 유흥을 위해 수십만의 생명이 단 몇 주 안에 죽어나가는 집단 살상의 현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국 십수개의 송어양식장에서 인공수정으로 생산된 산천어들은 축제가 열리기 전 닷새 전부터 밥을 굶고 대량 수송된다."면서 "수송 과정에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산천어가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곳은 죽음의 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천어들은 자연과 다른 높은 밀도의 사육장에서 빠르게 헤엄치면서 급격한 산소 고갈로 저산소증에 걸리기도 하고, 서로 부딪히며 찰과상을 입어 병들어 죽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단체들은 어류도 고통을 지각한다는 수많은 과학 연구에도 불구하고 산천어를 좁은 공간에 몰아놓고 포획한 뒤 섭식하는 행위는 "인간에게는 축제일지라도 동물에게는 죽음의 카니발"이라고 비난했다.

단체들은 아이들이 축제라는 이름 아래 무의식적으로 동물 학대를 체득하게 되는 점도 지적했다. 

이들은 "맨손으로 산천어 잡기, 고통을 느끼는 존재를 입에 물고 기념사진을 찍는 등의 행위는 '아이들이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다루는 법을 배우게 된다는 점', '타자의 고통에 무감각해질 수 있다'는 점 등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2003년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는 지금까지 12년 연속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하며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5년 연속 선정됐다.

특히 지난해 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글로벌 육성축제로 선정되는 등 오는 27일까지 올해도 100만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현석 기자  nkc1@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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