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정신대피해자할머니시민모임 회원들이 지난달 31일 광주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일철주금의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포커스데일리 DB>

(서울=포커스데일리) 신홍관 기자 = 대법원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승소 판결에 이어, 미쓰비시중공업에 제기한 근로정신대 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총 5억6208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은 양금덕(87)김재림 할머니(87) 등 여자근로정신대 피해자 4명과 유족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5억6208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29일 확정했다.

지난달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다른 전범기업인 일본 신일철주금(당시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재상고심에서 1억 원의 배상 판결을 이끌어 낸지 한 달 만이다.

아시아태평양 전쟁 말기인 1944년 5월 일본인 교장 등의 회유로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 제작소 공장에 동원돼 임금은 물론 식사조차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며 노역한 피해자들의 한을 74년만에 풀게됐다.

이후 1999년 3월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나고야지방재판소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2008년 11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원고 패소가 확정됐다.

이들은 이후 4년 뒤인 2012년 한국 법원에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4명에게 각 1억5000만 원씩, 유족 한 명에게는 8000만 원 등 총 6억8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2심에서도 미쓰비시측 배상책임을 인정하고 배상액만 일부 조정해 피해자 3명에게 각각 1억2000만 원, 이동련 할머니에게 1억 원, 유족에게 2억208만 원 등 총 5억6208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어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따라 피해자들의 배상청구권이 소멸했다는 미쓰비시 측 주장을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해당 소송건은 2015년 7월부터 줄곧 대법원에서 계류돼오다 지난 9월10일 전원합의체에 회부됐다. 특히 양승태 대법원 시절 재판 거래 대상으로 지목된 사건으로 관심이 쏠렸다.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자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 (일)한국원폭피해자들을 돕는 시민모임, 근로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대한변호사협회 등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변호사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신홍관 기자  hksnews@i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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